2조3976억원 유증 후폭풍 … 주가 급락에 소액주주 결집이 행동으로 확산집중투표제 도입·사외이사 해임 추진 … 경영진 책임론도 정면으로 부상
  • ▲ 한화솔루션 본사ⓒ한화솔루션
    ▲ 한화솔루션 본사ⓒ한화솔루션
    한화솔루션의 2조3976억원 규모 유상증자가 결국 소액주주 행동으로 번졌다. 유증 발표 직후 주가가 18.22% 급락한 데 이어 소액주주들이 지분 3% 결집에 성공하면서 임시주주총회 소집과 사외이사 해임 추진에 나섰다. 대규모 자본 확충을 둘러싼 논란이 단순한 주가 충격을 넘어 이사회 견제와 경영 책임론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7일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에 따르면 한화솔루션 소액주주 결집률은 이날 오전 3%를 기록했다. 소액주주 측은 이를 바탕으로 임시주총 소집과 주주제안, 이사·감사 해임 절차 추진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3일부터 임시주총 소집을 위한 위임장도 받고 있으며, 현재 위임장 확보 수준은 약 1%로 전해졌다.

    소액주주들이 내건 요구는 단순히 유증 반대에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임시주총을 통해 집중투표제 도입, 이사회 소집 통지 기한 연장, 소액주주 측 임원 선임 등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말에는 주주 결집 확대를 위해 회사 측에 주주명부 열람도 청구했다. 유증을 계기로 이사회 구조와 의사결정 체계 전반을 문제 삼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갈등의 출발점은 지난달 26일 한화솔루션 이사회가 의결한 2조3976억원 규모 유상증자다. 회사는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와 신용등급 하락 압박 속에서 선제적 자본 확충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장과 주주들은 발표 시점과 규모, 자금 조달의 불가피성에 대한 설명이 충분했는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유증 공시 당일 주가가 18.22% 급락하면서 주주 반발은 빠르게 커졌다. 소액주주들은 “경영 실패로 누적된 재무 부담을 기존 주주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유증 규모 조정 또는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주주 측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자본 조달 문제가 아니라 경영진의 판단과 이사회의 감시 기능이 동시에 시험대에 오른 사안으로 보고 있다.

    소액주주 대표로 선임된 천경득 변호사도 유상증자 의사결정 과정의 문제점과 회사 측 주장에 대한 검증을 통해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은 유증 자체에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3일 열린 개인 주주 대상 간담회에서 정원영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금감원에 사전에 유상증자 계획을 다 말씀드렸다”는 취지로 발언하면서 시장 혼선이 커졌다. 일부 주주들의 ‘기습 유증’ 비판에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었지만, 금감원은 즉각 선을 그었다.

    금감원 측은 “증권신고서 심사는 제출 후 엄격한 법적 절차에 따라 이뤄지며, 사전에 내용을 조율하거나 승인하는 경우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후 한화솔루션은 해당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며 사과했고, 정 CFO를 대기발령 조치했다. 회사로서는 사태 수습과 당국 신뢰 회복에 나선 셈이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문책으로 유증을 둘러싼 불신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의 유상증자 중점심사 마감 시한이 오는 10일이라는 점도 변수다. 시장에서는 회사가 효력 발생 전 자진정정 신고서를 제출해 주주 소통 내용과 유증 필요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보완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책임경영 카드도 꺼냈다. 김동관 부회장은 약 30억원을 들여 한화솔루션 자사주 8만1400주를 처음 매입했다. 대주주가 직접 시장 신뢰 회복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상징성은 있다. 그러나 시장의 시선은 자사주 매입 자체보다 유증 결정 과정과 그 이후의 대응이 얼마나 설득력을 갖추고 있느냐에 더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