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첩한 반응, 즉각적 가속 인상적 … 운전자와의 교감도 확실요철 충격과 빗길 급제동 때 전면 시야 흔들림은 아쉬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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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 올-일렉트릭 MINI 에이스맨ⓒMINI 코리아
전기차 시장이 커질수록 차들은 점점 닮아간다. 조용하고, 부드럽고, 무난한 방향으로 수렴한다. 그런데 ‘디 올-일렉트릭 MINI 에이스맨’은 그 흐름을 비껴간다. 이 차는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과 즉답형 가속을 품으면서도, MINI가 오랫동안 지켜온 민첩한 손맛을 앞세운다. 편안한 이동보다 운전의 재미를 먼저 꺼내 드는 전기 SUV다.에이스맨은 MINI 코리아가 지난 3월 국내에 공식 출시한 전기차 3종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모델이다. MINI 최초의 순수전기 전용 모델로, 뉴 MINI 쿠퍼와 뉴 MINI 컨트리맨 사이에 위치한 콤팩트 SUV다. 전장 4085mm, 전고 1515mm의 차체를 바탕으로 MINI 특유의 낮고 긴 비율을 유지하면서도 SUV 수준의 공간 활용성을 노렸다. MINI 측은 이 차를 두고 “스타일과 실용성을 겸비한 순수전기 콤팩트 SUV”라고 설명했다.첫인상은 전기차보다 MINI에 가깝다. 전면부의 다각형 헤드라이트와 팔각형 그릴, 단정하면서도 개성 있는 차체 비율은 도심형 SUV의 틀 안에서 MINI 특유의 장난기와 긴장감을 동시에 드러낸다. 실내 역시 마찬가지다. 원형 OLED 디스플레이와 토글 바, 직물 소재 대시보드 구성은 단순히 ‘새로운 전기차’라기보다 ‘MINI식으로 해석한 전동화’에 가깝다. 자동차 업계 최초라는 직경 240mm 원형 OLED 디스플레이, MINI 오퍼레이팅 시스템9, 티맵 기반 한국형 내비게이션, 충전 경로 계산과 프리 컨디셔닝 기능도 충실히 담겼다.하지만 에이스맨의 본질은 화면보다 주행감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실제 시승에서 가장 먼저 느껴진 건 스티어링 반응이었다. 핸들은 꽤 빠르고, 차는 손끝 움직임에 즉각적으로 따라온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전기모터 특유의 지체 없는 응답이 살아나고, 차체는 망설임 없이 방향을 튼다. 전기차 특유의 무거운 둔감함보다는 차를 직접 다룬다는 감각이 더 먼저 올라온다.이 점은 MINI가 강조한 “정밀한 조향 반응”과 “고-카트 감각”이 단순한 문구에 그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에이스맨은 54.2kWh 배터리를 얹고 E와 SE 두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나온다. E는 최고출력 184마력, SE는 218마력이다. MINI가 추구한 건 압도적인 출력 경쟁보다 전기모터의 즉답성과 낮은 무게중심을 활용한 경쾌한 주행감으로 읽힌다. -
- ▲ 디 올-일렉트릭 MINI 에이스맨ⓒMINI 코리아
최근 전기차 상당수가 정숙성과 승차감을 중심으로 소비자를 설득하는 데 비해 에이스맨은 운전자와의 교감을 더 앞세운다. 차는 편안하게 미끄러지듯 흘러가기보다 짧고 빠르게 반응하고, 운전자는 단순히 실려 가기보다 차를 쥐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전기차로 넘어와도 MINI는 MINI라는 인상이 강하게 남는 이유다.다만 이 개성은 분명한 대가를 요구한다. 노면이 고르지 않은 구간에서는 도로의 요철이 예상보다 직접적으로 올라온다. 충격을 한 번 부드럽게 걸러내기보다, 노면 정보를 실내로 적극 전달하는 느낌이다. 운전 재미를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이를 “살아 있는 반응”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일상 주행의 편안함을 우선하는 소비자에게는 피로로 느껴질 가능성이 있다.빗길에서는 더 민감한 장면도 있었다. 급정거를 하자 앞유리 하단에 고여 있던 빗물이 위로 번지면서 순간적으로 전면 시야를 가렸다. 짧은 순간이지만 운전자 입장에서는 놀랄 수밖에 없는 반응이었다. 특히 전기차는 감속 응답이 빠르고 도심에서 제동 빈도도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부분은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체감 안전성과 직결되는 항목으로 볼 수 있다.에이스맨은 국내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 312km를 인증받았고, 급속충전으로 배터리 10%에서 80%까지 약31분이 걸린다. 트렁크는 기본 300리터, 2열을 접으면 최대 1005리터까지 확장된다. 2열은 물론 동반석에도 유아용 카시트를 안전하게 고정할 수 있는 아이소픽스를 적용했고,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와 헤드업 디스플레이, 무선충전 등 편의사양도 갖췄다. 콤팩트 SUV로서 일상 활용성도 일정 수준 확보했다는 의미다.그럼에도 에이스맨의 경쟁력은 주행거리나 충전속도보다 캐릭터에 있다. 이 차는 전기차가 되면서 대중적으로 무난해지는 길보다 MINI다운 개성을 더 선명하게 밀어붙이는 길을 택했다. 빠른 조향, 즉각적인 가속, 경쾌한 몸놀림은 확실한 장점이다. 반면 단단한 승차감과 빗길 시야 처리처럼 매일 차를 타는 소비자가 예민하게 보는 지점에서는 개선 여지도 있었다. 디 올-일렉트릭 MINI 에이스맨은 잘 다듬어진 모범생형 전기 SUV라기보다 타는 재미를 잊지 않은 전기 MINI에 가까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