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로 위장한 360억원 지원…저금리 자금대여 판단아이파크몰, 자본잠식 위기서 흑저 전환하며 회생
  • ▲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대기업집단인 HDC가 계열사인 HDC아이파크몰에 사실상 무이자로 자금을 부당 지원한 사실이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혐의로 HDC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71억3000만원을 부과하고, 에이치디씨를 수사기관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HDC는 2006년 3월 아이파크몰과 일부 매장을 보증금 360억원에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동시에 매장 운영권을 다시 아이파크몰에 위임하는 방식의 계약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임대료와 관리비는 위임료와 상계하는 구조를 취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거래 구조가 형식상 임대차 계약이지만 실질적으로는 HDC가 아이파크몰에 자금을 빌려주고, 아이파크몰이 사용수익 명목의 이자를 제공한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아이파크몰이 2006년부터 2020년까지 HDC에 지급한 사용수익은 연평균 1억500만원 수준으로, 이를 이자율로 환산하면 약 0.3%에 불과해 사실상 무이자에 가까운 지원이라는 설명이다.

    아이파크몰은 2000년대 중반 상권 미형성과 낮은 입점률 등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었다. 2005년에는 영업손실 61억원, 당기순손실 215억원을 기록했고,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등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HDC는 임대차 계약을 활용해 약 17년 동안 333억~360억원 규모의 자금을 장기간 지원했고, 아이파크몰은 이를 기반으로 사업구조를 임대 중심에서 직영 중심의 복합쇼핑몰 형태로 전환했다.

    그 결과 아이파크몰은 2011년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했고 2014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고척점 개장 등 사업 확장을 이어가며 복합쇼핑몰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지원으로 아이파크몰이 경쟁사업자에 비해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게 돼 공정한 경쟁질서가 저해됐다고 판단했다.

    앞서 국세청도 2018년 해당 거래를 우회적인 자금대여로 보고 과세 처분을 내렸으며, HDC는 이에 불복했으나 2025년 2월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지원행위 수단의 형식·명칭을 불문하고 부당지원행위에 악용되는 사례들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법 위반행위가 확인될 경우 엄중히 제재함으로써 공정한 거래 질서를 확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