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공보의 4년새 65% 급감 … 보건지소 211곳 통폐합 및 순회 진료국회 '3년→2년' 복무 단축안 잇달아의협 "의료계 제안 맞닿은 해결책, 조속 입법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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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 공공의료의 최후 보루인 공중보건의사(공보의) 수급에 역대 최악의 비상이 걸렸다. 앞서 군의관 후보생이 1년 만에 절반 이하(692명→304명)로 급감한 데 이어 공보의 배정 인원마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군과 농어촌 의료 체계가 사실상 셧다운 공포에 휩싸였다.

    10일 지자체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경북 지역 공보의는 97명으로 2022년(285명) 대비 65.6%가 급감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보다 36.6%가 줄어들며 사상 초유의 인력 수급 위기를 맞았다.

    충북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달 이후 충북에서 복무하는 공보의는 126명 수준으로 기존(177명) 대비 30%가량 증발했다. 특히 주민 진료의 핵심인 '의과' 공보의는 42%나 줄어들며 진천, 제천 등 일부 시·군은 보건지소 운영을 중단하거나 인근 보건지소끼리 묶어 순회 진료를 하는 실정이다.

    진천군은 보건소 기간제 의사 일당을 29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파격 인상했으나, 지원자는 없다. 경북도는 211개 보건지소를 대상으로 간호사(보건진료전담공무원) 배치와 비대면 진료 확대 등 기능 개편에 나섰지만 현장의 의료 공백을 메우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36개월은 가혹… 의대생 97% '사병보다 긴 복무 기간' 기피

    공보의 급감의 핵심 원인은 현역병과의 복무 기간 불균형이다. 육군 사병 복무 기간은 18개월로 단축된 반면 공보의와 군의관은 36개월(훈련 기간 제외 시 실질 복무 약 37~38개월)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의정 갈등에 따른 전공의 수련 중단 사태가 겹치며 의대생들이 대거 현역병 입대를 선택하는 '공보의 패싱'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실제로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의대생 응답자의 97.9%가 공보의를 희망하지 않는 이유로 '사병보다 긴 복무 기간'을 꼽았다. 다만 '복무 기간이 24개월로 단축될 경우 지원하겠다'는 응답은 94.7%에 달해, 복무 기간 조정이 인력 확보의 열쇠임을 시사했다.

    ◆ 국회 '복무 단축' 입법 봇물 … 의협 "의료 안전망 강화의 필수 토대"

    상황이 급박해지자 국회에서도 복무 기간 단축을 골자로 한 법안들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일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국방위원회)은 군의관과 공보의의 복무 기간을 현행 3년에서 2년으로 조정하고, 군사교육 기간을 복무 기간에 산입하는 내용의 '군인사법' 및 '병역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는 지난해 보건복지위원회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법안과 올해 초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 이어, 국방위 차원에서는 최초로 발의된 법안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공공의료 붕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입법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번 입법 움직임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의협 측은 "군의관과 공보의 제도의 근간이 흔들리는 시점에서 해당 법안들은 의료계의 제안과 맞닿은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며 "지역의료와 군 의료 안전망 강화를 위한 필수적인 법적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 및 국회와 긴밀히 소통하여 조속한 논의와 결정이 내려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