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시장 70조→393조 급팽창, 2~3년 만에 '5배 성장'일평균 거래대금 2~3조→20조, 시장 유동성 폭증코스피 거래 비중 30%→60% 돌파, ETF가 '시장 절반' 장악실적 기대에 반도체·지수형 쏠림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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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꿈의 400조원' 고지를 목전에 뒀다. 

    수년 사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국내 ETF 시장은 올해 들어 불과 4개월여만에 100조원 급증해 400조원 가까이 확대됐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20조원대로 늘면서 코스피 거래의 60%를 차지하는 수준까지 영향력이 커졌다. 

    중동 전쟁 등 대외 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393조494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말 297조1401억원에서 96조원 넘게 늘어난 수치다.

    이달 1일 375조8857억원과 비교하면 일주일 만에 17조6091억원 증가했다. 특히 하루 사이에도 자금이 빠르게 유입됐다. 지난 8일 기준 순자산은 390조5955억원으로, 전일 380조8791억원 대비 10조원가량 늘어났다. 

    ETF시장은 올해 1월에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한 이후 2월 말 387조6420억원까지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지난달 말 360조7045억원까지 급감했다. 4월 들어 중동 정세가 휴전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시장은 빠르게 반등하는 모습이다.

    ETF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까지만 해도 70조~80조원 수준에 불과했다. 2023년부터 자산운용사들이 시장에 적극 뛰어들면서 100조원을 돌파했고, 2024년에는 170조원대까지 성장했다. 특히 2025년부터 급성장하며 200조원을 넘어 300조원까지 확대됐다.

    국내 증시에서 ETF 일평균 거래대금도 크게 늘었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일평균 거래대금은 2조~3조원 수준에 그쳤지만, 2023년 3조원대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에는 5조5000억원대까지 확대됐다. 올해는 20조원대까지 급격히 증가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ETF가 차지하는 순자산가치총액 비중도 꾸준히 확대됐다. 2022년 4.4%, 2023년 5.7%, 2024년 8.84%, 2025년 8.54%, 올해 8.67%까지 늘었다. 특히 일평균 거래대금 비중은 크게 확대됐다. 2024년까지 30% 수준이었지만, 2025년 44%까지 늘었고 올해는 60%를 넘어섰다.

    이처럼 최근 2~3년 사이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증시 상승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지난해에만 75% 이상 급등했고, 올해도 41%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중동 전쟁 등 대외 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되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투자자들의 자금은 대표 지수형과 반도체 ETF에 집중됐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올해 들어 순자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ETF는 KODEX200으로 8조5000억원가량 늘었다. TIGER반도체TOP10은 약 6조5000억원, KODEX코스닥150은 5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TIGER200은 약 3조2000억원, TIGER미국S&P500은 약 2조8000억원, KODEX반도체는 2조5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이 같은 흐름에는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한 실적 기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1분기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자,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가 커지면서 관련 ETF로 자금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코스닥 액티브 ETF 등 신규 상품이 흥행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이 예정되면서 시장의 추가 성장 기대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동시 상장한 'KoAct 코스닥액티브'와 'TIME 코스닥액티브'는 한 달 만에 각각 약 1조원, 5000억원어치 자금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시장에서는 중동 리스크 완화 흐름이 이어질 경우 ETF 시장이 400조원을 넘어 한단계 더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협상 과정에서 변동성이 재확대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ETF 시장은 단순한 패시브 투자 수단을 넘어 시장 방향성을 좌우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며 "특히 반도체와 지수형 ETF를 중심으로 자금이 집중되면서 증시 상승을 견인하는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중동 변수 등 대외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다"며 "결국 실적이 뒷받침되는 업종과 상품으로의 선별적 자금 유입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가도 단기 변동성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하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제 막 1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된 만큼 이익 컨센서스 상향이 추가로 진행될 수 있고, 전쟁 불확실성 정점 통과로 환율 추가 상승 여력도 크지 않을 것"이라며 "미·이란 협상이 완전히 결렬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지 않는 이상, 3월 중 여러 차례 나타났던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와 증시 연쇄 급락이 재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 ▲ ⓒ한국거래소. ETF 시장 규모
    ▲ ⓒ한국거래소. ETF 시장 규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