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명 운집 … 35K·15K·버티컬까지 체류형 트레일 러닝 첫선초반 급경사·1691m 획득고도 … "코스는 쉽지 않았지만 운영은 만족"DJ·바비큐·리커버리까지 … 완주 이후까지 설계된 애프터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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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오롱 트레일 런 2026 대회 시작 모습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기록보다는 기억을, 옆사람은 경쟁자가 아니라 함께 즐기는 페스티벌로 생각해주세요."
지난 18일 강원 횡성 웰리힐리파크. 출발 신호와 함께 참가자들의 함성과 응원이 터져 나왔다. 형형색색 러닝 복장을 입은 수백 명의 참가자들이 스키 슬로프를 향해 일제히 뛰어오르며 현장은 순식간에 열기로 달아올랐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코오롱스포츠가 처음 선보인 코오롱 트레일 런 2026. 시작부터 레이스라기보다 하나의 야외 페스티벌에 가까웠다. 20대 커플과 친구 단위 참가자부터 30~50대 중장년층까지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참가자들이 출발선에 섰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도 곳곳에서 응원을 보내며 현장 분위기를 더했다.
대회에는 약 1700명이 참가했다. 종목은 청태산과 대미산을 잇는 약 35km 개인전 35K 싱글, 같은 코스를 2인1조로 완주하는 35K 듀오, 약 15km 코스를 도는 15K로 구성됐다. 35K와 15K의 획득고도(누적 상승고도)는 각각 1691m, 670m로 산악 지형 특유의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코스다. 여기에 약 1.5km를 오르는 버티컬 레이스도 별도로 운영됐다. -
- ▲ 코오롱 트레일 런 2026 대회 시작 모습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대회는 '기록 경쟁보다 경험'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코오롱스포츠는 트레일 러닝을 자연 속에서 과정을 즐기는 활동으로 정의하고 레이스 전후 시간을 하나의 흐름으로 설계했다. 실제로 행사는 1박2일 일정으로 운영되며 캠핑·휴식·커뮤니티 프로그램이 결합돼 참가 신청이 오픈 10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관심도 높았다.
이날 기자는 오전 10시 30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기온은 20도였지만 낮에는 27도까지 오른다는 예보가 나와 있었다. 이미 주차장은 차량으로 가득 찼고 11시 출발을 앞둔 35K 싱글·듀오 참가자들은 장비를 점검하거나 몸을 풀며 대기하고 있었다. 출발 약 20분 전 음악이 커지자 참가자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었고 약 10분간 단체 스트레칭이 진행됐다.
이어 드론이 머리 위를 맴돌며 단체 촬영이 진행됐고 출발선에 나란히 선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파이팅을 외치는 목소리와 웃음이 오갔다.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자 박수와 함성이 터졌고 참가자들은 일제히 슬로프를 향해 뛰어올랐다. -
기자는 오후 2시 시작하는 15K 코스에 참가했다. 참가자들에게는 사전 문자로 필수 장비와 접수 시간이 안내됐고 헤드랜턴·호루라기·보온 담요 등 장비를 갖춰야 출전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는 준비물 체크와 배번 수령이 빠르게 진행됐으며 배번이 미리 공지된 덕분에 대기 시간도 길지 않았다. 준비물 확인을 마친 뒤 기념 티셔츠도 함께 지급됐다.
- ▲ 코오롱 트레일 런 2026 대회 시작 모습 ⓒ김보라 기자
출발과 동시에 이어진 초반 2.5km 오르막은 예상보다 훨씬 가팔랐다. 대부분이 뛰기보다 파워워킹으로 올라갔다. 30여 분 만에 첫 보급소를 지나자 급경사의 다운힐과 싱글 트랙이 이어졌고 이후 업다운이 반복되는 산길이 체력을 빠르게 소모시켰다.
12km 지점 두 번째 보급소 이후부터는 더위와 피로가 겹치며 가장 힘든 구간이 이어졌다. 완만한 임도였지만 속도를 내기 어려웠고 걷고 뛰기를 반복해야 했다. 이 구간에서는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
- ▲ 코오롱 트레일 런 2026 대회 시작 전 스트레칭 ⓒ김보라 기자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1.3km 남음 표지판을 본 뒤 다시 힘이 붙었다. 결승선이 가까워질수록 응원 소리가 또렷해졌다. 마지막 슬로프 구간에는 녹지 않은 눈이 군데군데 남아 있었다. 초여름 날씨 속에서 마주한 이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이후 슬로프를 내려와 골인하는 순간 기록보다 완주 자체가 더 크게 다가왔다.
결승선에서는 스태프들이 하이파이브로 참가자들을 맞이했다. 메달과 기념품, 비타민이 지급됐고 일부 참가자들은 잔디에 그대로 누워 숨을 골랐다. 현장에는 테이핑 존과 식음료 부스, 리커버리 공간이 운영됐고 레이스 이후에도 오후 5시부터 DJ 파티, 8시부터는 바비큐 파티 등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특히 컷오프 시간(오후 7시)이 지났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완주를 이어간 35K 듀오로 참가한 부부를 향해 참가자들과 스태프들이 결승선에서 박수와 환호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오후 10시 10분께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쟁을 넘어 서로의 완주를 응원하는 장면은 이번 대회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
- ▲ 코오롱 트레일 런 2026' 레이스가 끝난 후 휴식과 공연을 즐기는 참가자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40대 참가자 김모씨는 "상승고도가 높지 않아 수월할 줄 알았지만 초반부터 코스가 쉽지 않았다"면서도 "주차, 사우나 등 운영과 완주 기념품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이튿날인 19일에는 번외 경기인 버티컬 레이스가 대회의 대미를 장식했다. 스키 슬로프의 가파른 경사면을 따라 300m 높이를 치고 올라가는 약 1.5km 코스로 진행됐다. 완주 후에는 곤돌라를 타고 정상에서 하산하며 1박 2일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코오롱스포츠에 따르면 이번 대회 경기 결과 35K 싱글 종목에 출전한 김영조 선수가 3시간28분13초라는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15K와 35K 듀오 종목에서 김지수와 안기현 선수가 1위에 올랐다.
코오롱스포츠 관계자는 "기록보다는 기억에, 달리는 시간 너머의 여유에 주목해 참가자들이 충분히 회복한 이후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행사를 설계했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코오롱스포츠가 지향하는 서두르지 않는 레이스 문화가 좋은 반응을 얻은 만큼 앞으로도 트레일 러닝의 새로운 문화를 지속적으로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