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시범사업 대상지역 5곳 추가 선정 위한 공모절차 착수 나서 제대로 된 효과검증은 물론 실거주 확인조차 '우왕좌왕'인데 대상 확대재정자립도 낮은데 … 인구 유입 늘어날수록 지자체 곳간 비는 '역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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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 장수군의 한 군민이 '농어촌 기본소득'으로 사과를 구매하고 있는 모습. ⓒ뉴데일리
2월 말 첫 지급이 시작된 농어촌 기본소득이 정책 효과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사업 확대에 나서면서 논란이다. 정부는 기존 10곳이던 시범사업 대상지역에 5곳을 추가 선정할 계획이다. 현장에선 기본소득 대상자 선정을 위한 실거주 확인 보완 요구와 지자체 재정 부담 호소가 이어지지만, 사업 '판 키우기'에 먼저 나서는 모양새다.2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지로 인구감소지역 5개 군을 추가 선정하기 위한 공모절차에 착수했다. 이번 공모는 '지방분권균형발전법'에 따른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69개 군 가운데 이미 사업을 진행 중인 10개 군을 제외한 59개 군을 대상으로 한다. 농식품부는 시행 초기에도 인구 유입과 지역상권 회복 등의 실질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추가 대상지역을 신속하게 선정하겠다는 방침이다.이번 추가 선정을 위해 추가경정예산 706억원이 투입된다. 재원은 국비 40%, 시도비 30%, 군비 30%로 분담된다. 추가 선정된 군은 주민등록을 두고 실제 거주 중인 주민에게 오는 7월부터 월 15만원의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한다.현재 경기 연천군, 강원 정선군, 충북 옥천군, 충남 청양군, 전북 순창·장수군, 전남 곡성·신안군, 경북 영양군, 경남 남해군 등 10개 군이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됐다. 해당 지역 주민은 1인당 매달 지역화폐로 15만원씩 지급받고 있다.문제는 이 정책의 존폐를 결정할 '효과 검증'이 이제 시작단계라는 점이다. 현재 국책연구기관을 주축으로 'NRC농촌기본사회연구단'이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영향평가를 수행 중이다. 경제·사업·거버넌스 전반에 걸친 효과를 다각도로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본사업 전환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정부는 시범사업 지역에 농어촌 기본소득 지급이 이뤄진지 불과 두 달 남짓한 시점에 사업의 타당성이나 농촌 경제 활성화 기여도 등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가 뒷받침되지도 않았는데 대상지역을 5곳 더 늘리겠다며 추가 공모에 나섰다. 시범사업의 목적인 '모델 발굴'과 '검증'은 뒷전으로 밀려난 모습이다.일선 현장에서는 벌써부터 보완 목소리가 높다. 가장 큰 문제는 당초 시행 전부터 지적됐던 '실거주 확인' 허점이다. 주소지만 옮겨 혜택만 챙기는 '위장전입'을 가려낼 행정 시스템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이어지지만 정부는 사업 확대에만 속도를 내고 있다.현행 '주 3일 이상 거주' 요건을 증빙하는 절차가 복잡한데다 이장과 주민자치위원이 참여하는 읍면위원회의 실거주 확인 작업도 곳곳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확인 절차는 1차 서면조사, 2차 현장 방문, 3차 심의로 진행되는데, 정부가 '주 3일 거주'라는 기준만 제시한 채 지역에만 맡기면서 현장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마을 이장 A씨는 "실거주 확인을 정부 차원에서 태스크포스(TF)를 꾸리든, 지자체서 별도 용역을 맡기든 제 3자가 맡아 객관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농촌은 오랜 기간 함께 살아온 주민들이 많아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위장전입이 의심돼도 분란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실제 현장에선 주민간 갈등으로 번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아울러 거주 요건도 보다 강화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A씨는 "'주 3일 이상 거주' 거주 요건도 상향할 필요가 있고 시범사업 종료 이후에도 최소 1~2년 이상 동일한 거주 조건을 유지하지 않는다면 환수하는 등의 장치도 필요하다"며 "현행처럼 운영된다면 예산만 소진되고 시범사업 종료 이후 곧장 인구 유출로 이어져 사실상 포퓰리즘적 성격이 될 수 있다"고 했다.재정 지속성 역시 줄곧 제기되는 우려 요인이다. 지난달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가 진행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관련 지역 순회 간담회에서는 시범사업 종료 이후 정책을 지속할 재원 마련 방안의 불확실성에 대한 지적과 군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국비 지원 확대 필요성이 제기됐다.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성공할수록 지자체의 재정부담은 커지는 역설적 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인구 유입과 지역 활성화를 목적으로 시작한 사업이지만 실제로 인구가 늘어날수록 기본소득 재원 확보를 위한 시·군 부담액이 불어나서다. 실제 전국 기초자치단체 226곳 중 인구감소지역(89곳)의 재정자립도는 16%에 불과하다.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농어촌 기본소득 도입을 두고 찬반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시범사업을 통해 결과를 검증한 뒤 확대 또는 중단 여부를 판단하기로 합의한 사안"이라며 "아직 시범사업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대상지역을 확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로 통계적으로도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범사업은 그 자체가 효과를 증명하기 위한 것이니 만큼, 객관적인 성과평가를 거친 뒤 결과가 좋을 경우 확대해도 늦지 않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