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묶인 선박 하루 손실 21억 … 피 마르는 해운업계업계 요구 150억인데 지원은 14억 … 현실 외면해상 운임 증가에 커지는 물가 상승 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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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호르무즈 해협. 출처=로이터ⓒ연합뉴스
중동발 리스크가 장기화되며 국내 수출입 물류망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비축유 방출 등 기름값 안정에 정책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전 국민 물가 상승으로 직결되는 수출입 기업들의 물류 대란에는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20일 업계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봉쇄되고 홍해 무력 차단 경고가 계속되자 글로벌 해상 공급망은 마비 상태다. 최근 일부 유조선들이 해협 통과를 시도하며 전면 봉쇄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여전히 대다수 선박은 인근 해상에서 대기하고 있다.문제는 선박들이 해상에서 대기하는 시간만큼 늘어나는 비용이다. 최근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해운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선박 26척의 용선료와 대출원리금 등 선박자본비는 하루 63만달러(약 9억4000만원)에 달한다.여기에 △전쟁보험료 56만달러(약 8억4000만원) △유류비 15만달러(약 2억2000만원) △위험수당 및 선용품 비용 9만9000달러 (약 1억3600만원)씩 매일 나가는 것으로 집계됐다.다만 정부의 대응은 턱 없이 부족하다. 해양수산부는 최근 추경 예산 중 360억 원을 산업계 피해 지원에 배정했으나 실제 국적 선박 피해 지원에 할당된 금액은 14억원에 불과하다. 해운업계가 애초에 요구했던 지원금 150억원의 10%도 안 되는 수준이다.이 가운데 한계에 달한 물류비 부담은 이미 세계 시장에서 가격 인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기업 아마존은 미국과 캐나다 지역 물류 서비스에 3.5%의 임시 할증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미국 우체국(USPS) 역시 설립 이래 처음으로 유가 변동을 운임에 직접 연동해 8%의 할증료를 매기기로 했다.이런 전 세계적 물류비 상승은 국내 소비자 물가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 업체의 69.8%가 "유가·환율에 따른 매입가 및 물류비 상승 부담이 크다"고 답했다.해상 운임이 폭등하면 최종 제품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 정부가 기름값 안정에 수조 원의 재정을 쏟으면서 물류비 절감 대책을 소홀히 할 경우 결국 인플레이션을 막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업계 관계자는 "불어나는 손실에 비해 지원 규모는 부족한 액수"라며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중소 선사들이 겪는 어려움은 커진다"라고 지적했다. 수출 기업의 고사와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선 실질적인 물류비 손실 보전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