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호실적… 2분기부터 장담 못한다아시아나 외화부채만 5조… 80%가 美 달러 보잉 103대 항공기 구입… 환산 부담 3.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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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향후 실적 흐름은 불투명해지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대한항공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하면서 항공산업 전반에 구조적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약 100달러 수준에서 200달러 안팎까지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도 단기간에 100원 이상 상승하는 등 '고유가·고환율'로 항공사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것. [뉴데일리]는 중동발 리스크가 촉발한 항공업계 '퍼펙트 스톰'의 실체를 짚어보고,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부담 확대, 저비용항공사(LCC) 재편 가능성, 주요 항공사의 대응 전략을 세 차례에 걸쳐 심층 보도한다. <편집자주>대한항공이 4월부터 비상경영을 실시한 것은 위기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위기가 실제로 직면했기 때문이다.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앞둔 시점에서 외부 변수는 단순 비용 증가를 넘어 재무 부담을 키우는 핵심 요인으로 부상했다. 환율이 10원 변동할 때마다 양사 손익이 약 800억원 안팎 출렁이고,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도 연간 1조원 수준에 달할 수 있어서다. 1분기 호실적에도 외부 변수에 의해 향후 실적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1분기 호실적, 2분기부터 장담 못한다1분기 호실적은 중동발 충격이 실적에 전면 반영되기 전 성적표에 가깝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 긴장이 본격화된 것은 2월 말 이후로, 3월 들어 국제유가와 항공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항공업계 비용 구조를 흔들기 시작했다.다만 유류비와 환율 영향은 일정한 시차를 두고 손익에 반영된다. 유류비는 헤지 계약과 유류할증료 체계를 거쳐 반영되고, 환율 역시 분기 말 외화자산·부채 평가를 통해 손익에 반영되는 구조다. 이에 따라 1분기에는 일부만 제한적으로 반영됐고, 실제 부담은 2분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대한항공은 환율 변동에 민감한 구조를 갖고 있다. 지난해 말 대한항공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환율이 10원 변동할 때마다 약 550억원 규모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한다. 아시아나항공까지 합산할 경우 그 영향은 약 800억~9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났을 것으로 추산된다.대한항공은 1분기 말 기준 약 3895억원 규모의 외화 환산차손을 반영했다. 다만 이는 분기 말 환율 기준 평가손실로, 향후 환율 변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 ▲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외화자산은 약 4428억원 수준으로 외화부채는 5조2181억원으로 약 12배에 달한다. ⓒ뉴데일리
◆ 아시아나 외화부채만 5조… 80%가 美 달러아시아나항공은 환율 변동성에 더 취약하다. 2025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약 4775억원 규모의 세전이익 감소가 발생하는 구조다. 보유 외화자산과 외화부채, 파생상품 등을 반영해 산출한 민감도 분석 결과로, 환율 변동 시 손익이 얼마나 흔들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단 실제 손익 반영 규모는 시점과 헤지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외화자산은 약 4428억원, 외화부채는 5조2181억원으로 약 12배에 달한다. 전체 외화부채의 약 80%가 미 달러화로 구성돼 있어 환율 상승 시 재무 부담이 빠르게 확대되는 구조다.고유가도 부담을 키우는 핵심 변수다. 대한항공은 연간 약 3050만배럴의 항공유를 사용하는데 유가가 배럴당 1달러 변동할 경우 약 3050만달러, 원화 기준 약 420억원 수준의 비용 변동 요인이 발생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글로벌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2월 말 약 99.4달러에서 4월 초 200달러 안팎까지 올라 두 배 이상 급등했다.이를 감안하면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압박은 연간 '조 단위'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대한항공이 연간 예상 연료 소모량의 최대 50% 수준에서 헤지 전략을 운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부담은 이보다 낮을 수 있다.대한항공은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사상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인천~뉴욕 노선 왕복 약 113만원을 부과하기로 했으나 비용 증가 속도를 따라가기에는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
-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해 8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 보잉 항공기 103대를 구입하는 초대형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대한항공
◆ 보잉 103대 항공기 구입… 환산 부담 3.6조 늘어여기에 고환율에 따른 대규모 투자 부담까지 더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신규 기재 확보를 위해 보잉 항공기 103대 도입(B777-9 20대, B787-10 25대, B737-10 50대, B777-8F 8대)을 추진하고 있다.지난해 8월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에 발맞춰 구매 서명식을 진행할 당시 원·달러 환율은 약 1395.6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최근 환율이 1495.6원 안팎까지 상승하면서 100원가량 오른 상태다. 총 투자 규모는 361억6430만 달러로, 투자금액이 약 50조4709억원에서 54조873억원으로 늘었다.항공기 구매가 장기 프로젝트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체감 투자 규모가 1년도 채 안되어 3조6000억원 가까이 불어난 셈이다.업계에서는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부담이 연간 단위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부채 평가손익과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대한항공 기준 약 1조원 안팎, 양사 합산 시 최대 2조원 수준의 손익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뒤따른다.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과정에서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아시아나는 외화부채 중심 구조로 환율 상승 시 손익 변동성이 확대되는 특성을 갖고 있어 통합 이후 대한항공의 환율 리스크 노출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항공업계 관계자는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움직이는 구간에서는 실적이 좋아도 실제 이익 체감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현재는 외형 성장보다 비용 통제와 리스크 관리가 더 중요한 국면"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