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데사호 극적 무사 통과 이면에는AIS 등 안전장치 끄고 벌이는 도박해상 커뮤니티 "대형 사고 시간문제"웃돈 붙은 보험료 담보로 항행 강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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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으로 봉쇄된 호르무즈해협 인근 해상 정박한 유조선들ⓒ연합뉴스
"이란 해군, 여기는 에버글레이드호다. 우리에게 사격하는 걸 멈추게 해달라"미국과 이란의 겹 봉쇄로 화약고가 된 호르무즈 해협. 최근 이란 혁명수비대 고속정의 총격을 받은 프랑스 국적 화물선 에버글레이드호의 무전이 빗발쳤다. 3차례에 걸친 무전에도 총격을 피하지 못했다. 인도 국적 유조선 산마르 헤럴드호 역시 총격을 받았고 몰타 국적 크루즈선 마인 쉬프 4호 인근에 발사체가 떨어졌다.위험이 도사리는 호르무즈 해협을 뚫고 100만 배럴 원유를 실은 유조선이 탈출해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잠시 중단한 사이 '운 좋게' 통과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지만 실상을 알고보면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천만한 항행이었다.2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가 화주인 몰타 선적 유조선 '오데사호'는 원유 약 100만 배럴을 싣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이 배는 다음 달 8일 대산항에 입항해 원유를 하역할 예정이다.문제는 통과 방식이다. 런던증권거래소 그룹(LSEG)과 선박 추적 데이터 등에 따르면, 오데사호는 해협을 지날 때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채 암흑 항행을 감행했다. 이후 지난 17일 UAE 푸자이라항 인근에 도달해서야 위치 추적기를 켰다. 이란의 나포 위험을 피하고자 해상 충돌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를 꺼버린 채 건넌 것이다.이는 명백한 법 위반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해상인명안전협약에 따르면, 300톤 이상 국제 항해 선박은 상호 충돌 방지를 위해 AIS를 상시 가동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 제재나 나포를 피할 목적으로 장치를 끄는 것은 엄격히 금지된다.이런 운행은 치명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가장 좁은 곳은 폭이 21마일이다. 수심의 문제로 대형 유조선이 실제로 오갈 수 있는 곳은 상행 2마일, 하행 2마일, 그리고 중간 완충지대 2마일에 불과하다. 폭 3.2km의 좁은 수로에서 유조선의 암흑 항행은 충돌 위험과 기름 유출 사고 등을 감수한 것이다.해상직 종사자들은 이런 운행을 비판하고 있다. 미국 커뮤니티 레딧의 해양 게시판에서는 이런 운항을 비판하는 현장 관계자들의 반응이 나온다. 업계 종사자는 "도대체 언제쯤 AIS 조작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생기는 거냐"며 "선박들의 방종이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또 다른 현업 관계자는 "어차피 군사 위성에는 100% 다 보고될 텐데 스텔스 모드가 무슨 소용이냐"고 꼬집었다. 폭이 좁은 해협에서 대형 유조선들이 위치를 끄고 운항하다가는 대형 충돌 사고와 기름 유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이런 무리한 항행의 배경에는 돈이 있다고 분석된다. 원유 트레이딩사들과 해외 선주들은 막대한 위험수당과 웃돈이 붙은 보험료를 담보로 항행에 뛰어들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 측 역시 트레이딩사가 호르무즈 항행을 위한 높은 보험료 등을 제시했고 이를 승낙하면서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