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행가 후려치기…정부 칼날에 '4만원대 관리급여' 편입 거론'지도'에서 '처방'으로… 의료기사법 개정, '단독개원' 설계 논란재활의학회 "방문재활은 찬성, 독자행위는 불허"…책임론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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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계 직역 간 업무 범위를 둘러싼 갈등이 과거 간호법에 이어 의료기사법으로 옮겨붙고 있다. 의료계 내부에선 이번 법 개정이 물리치료사의 사실상 '독자 영역 구축'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과잉 진료의 주범으로 지목된 도수치료를 건강보험 체계 내 '관리급여'로 편입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논란이 가중된다.최근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도수치료 관리급여 편입'은 단순한 보장성 강화의 차원을 넘어선다. 현재 비급여 시장에서 자유롭게 형성된 회당 10만~15만 원 선의 관행가를 무시하고 이를 건보 체계 내 관리급여로 묶어 사실상 4만원대 수가로 통제하겠다는 의도다.이는 단순한 가격 하락이 아니라 의료기관의 '역마진' 구조를 고착화한다. 도수치료는 물리치료사의 인건비 비중이 매우 높은 행위로 현행 최저임금과 운영비(임대료, 장비 감가상각 등)를 고려할 때 4만 원대 수가는 사실상 '진료 포기' 선언과 다름없다는 것이 중론이다.한 재활의학과 원장은 "수익은커녕 인건비조차 맞추기 힘든 관리급여 편입은 동네 의원들에게 도수치료를 접으라는 사형 선고"라며, "결국 실손보험사의 누적 손해율을 보전해주기 위해 의료기관의 희생을 제물로 삼는 격"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도' 삭제의 나비효과…처방전만 들고 나가는 독립 선언?더 큰 문제는 이 시점에 맞춰 교묘하게 추진되는 '의료기사법 개정안'의 이면이다. 현행법상 의사의 지도 아래 수행하던 물리치료를 의사의 '처방 또는 의뢰'만으로 가능하게 하려는 움직임은 의료계 내에서 단독 개원을 향한 복선으로 해석하고 있다.물리치료사들 역시 관리급여 편입 시 병원 수익 악화가 자신들의 임금 삭감이나 고용 불안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같은 압박이 오히려 물리치료사들로 하여금 '병원 밖 독립'을 선택하게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가가 통제된 병원 울타리를 벗어나 개정안의 처방 문구를 근거로 독자적인 생존로를 모색할 것이라는 분석이다.결국 의료기사법은 도수치료에 국한된 내용이 아니라 지역사회 통합돌봄 시행과정에서 의사의 실시간 감독권이 완전히 배제된 상태에서 의료행위가 이뤄지는 면허 체계의 붕괴라는 의료계의 주장이다. 예기치 못한 의료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는 심각한 법적 진공 상태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대한재활의학회는 최근 학술대회에서 장애인 주치의 118명이 직접 방문재활 서비스에 나서는 등 지역사회 통합돌봄으로의 대전환을 선포하면서도 의료기사법 개정에는 선을 그었다.윤준식 재활의학회 이사장(고려대 구로병원 교수)은 "재활치료는 환자 상태에 따라 실시간 판단과 책임이 요구되는 영역"이라며 "의료기사에게 처방 권한과 유사한 독립성을 부여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정부가 도수치료를 관리급여라는 틀에 가두고 의료기사법으로 업무 인력을 분산시키는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대한민국 재활 의료 시스템은 통합돌봄의 시작점부터 직역 간 갈등으로 흔들릴 전망이다.한 개원가 원장은 "방문재활이라는 명분이 자칫 물리치료사의 독립적인 영역 구축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은 안 된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비급여 통제 기조와 맞물려 의료 질 저하가 불 보듯 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