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자율주행 인재 영입 전쟁 … 지리·샤오펑·상하이차 ‘스마트카 인력 쟁탈전’기존 OEM 문법으로 살아남기 어려워 … AI 조직 재편·외부 개발조직 이식현대차도 엔비디아 출신 영입 … SDV·AI 전환에 속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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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웨이의 자동차용 전자 아키텍처(ADAS/SDV 플랫폼)가 전시되어 있는 모습.ⓒ김서연 기자
완성차 업체들이 빅테크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가 차량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정통 OEM 업체들의 기존 개발방식과 조직운영이 가진 한계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화웨이 출신 자율주행·OS 인력을 집중적으로 영입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 역시 엔비디아 출신 인재를 영입하며 대응에 나섰다.중국 완성차 업계의 ‘인재 전쟁’은 2021년 전후 화웨이 스마트카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시작됐다. 자율주행 알고리즘과 차량 OS, 칩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경험을 갖춘 화웨이 출신 인재가 주요 타깃으로 떠오르며 인재 확보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화웨이는 자율주행에서 세계 최대의 실제 차량 적용 데이터를 축적한 기업으로 20개 이상 브랜드의 수십만대 차량에 자체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이 같은 변화는 개발 방식을 넘어 조직 자체를 바꾸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빠른 기술 구현이 관건인 만큼 기능 단위 개발에서 벗어나 AI 모델을 중심으로 기능을 확장하는 개발 방식이 요구되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은 기존 조직 체계와 의사결정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이과정에서 샤오펑과 지리자동차는 빠르게 외부 기술과 인재를 흡수하며 조직을 재편한 반면, 상하이자동차(SAIC) 등은 자체 개발을 고집하다 격차가 벌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흐름의 선두에 선 업체는 지리자동차다. 지리차는 2021년 11월 화웨이 스마트주행 R&D 부장 출신 천치(陈奇)를 영입해 지커 테크놀로지 부총재를 맡겼다. 이어 2024년 3월에는 화웨이 기업 디지털화 운영 전문가였던 황빙하오(黄秉豪)를 지커 최고정보책임자(CIO)로 선임했다. 지난해 6월에는 화웨이 스마트카 BU 총재를 지낸 왕쥔(王军)을 지리 천리 테크놀로지 총재로 영입하며 핵심 라인을 구축했다.이처럼 화웨이식 스마트카 개발 인력을 흡수하며 지리차는 외부 AI 기술을 빠르게 차량에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지리는 딥시크 R1을 기반으로 차량용 경량 AI 모델을 개발해 자체 시스템 ‘싱루이’에 적용했다. 약 30B 규모의 경량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싱루이 AI 대형 모델과 VLM 감지 모델, R1 기반 추론 모델로 나눠 결합했다.단순 명령은 자체 모델이 처리하고, 복잡한 상황은 감지와 추론 모델이 결합해 판단하게 해 연산 부담을 줄이면서도 빠른 업데이트와 기능 확장이 가능해졌다. 이후 스마트주행, 스마트캐빈, 생성형 인터랙션, UI 에이전트 기능으로 전반으로 확장하며 차량 내 기능을 하나의 AI 체계로 통합하고 있다.샤오펑 역시 화웨이 DNA를 가장 강하게 흡수한 완성차 업체로 꼽힌다. 2022년 자율주행 조직을 대폭 개편하며 기술 총괄로 우신저우(吴新宙)를 영입했다. 퀄컴과 화웨이를 거치며 스마트카 생태계 전반과 협업 경험을 가진 우신저우를 중심으로 화웨이 스마트주행·소프트웨어 출신 인력을 포함해 수백 명 규모의 엔지니어를 추가로 확보하며 ‘화웨이식 엔지니어링 조직’을 이식했다.그 결과 샤오펑은 중국 주요 도시에서 도심 자율주행(NO A)을 빠르게 상용화할 수 있었다. 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실제 도로 환경에서 주행 가능한 기능을 구현하며 사용자 데이터를 늘렸다. 특히 복잡한 교차로와 신호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AI 콕핏과 음성 기반 인터페이스 기능을 고도화하며 차량 내 소프트웨어 경쟁력도 끌어올렸다.과거 현대차그룹 소프트웨어 전략송창현 전 현대차 사장 또한 샤오펑을 벤치마킹 사례로 언급했던 것으로 전해진다.과거 완성차 업체에게 개발 주도권은 영혼과도 같다는 ‘영혼론’까지 내세웠던 상하이차는 최근 화웨이와의 합작 프로젝트에 5000명 가량의 엔지니어를 투입했다. 개별 인재를 영입하는 수준을 넘어 외부 개발 조직 자체를 내부에 이식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처럼 외부협력과 자체 기술 개발을 병행해 단기간 내 기술 격차를 좁히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현대자동차 역시 빅테크 인재 영입을 통해 AI 전환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현대차는 엔비디아에서 자율주행·AI 개발을 담당했던 박민우 부사장을 영입해 SDV와 차량용 AI 개발을 총괄하도록 했다. GPU 기반 연산 구조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경험을 가진 인물을 개발 조직 중심에 배치해 차량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고도화하겠다는 포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