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 철강 수요 '구조적 증가' 기대철강업계, 고강도·전력용 특수강으로 수익성 방어 기대해상풍력·ESS까지 확장 … 에너지 인프라 시장 정조준
  • ▲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포스코
    ▲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포스코
    국내 철강업계가 건설 경기 침체와 중국산 저가 철강재 공세라는 이중 악재 속에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차세대 에너지 인프라 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범용 건설용 강재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데이터센터, 전력망, 에너지저장장치, 해상풍력 등에 투입되는 고부가가치 특수강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AI 산업 확산으로 국내외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는 한국 내 AI·클라우드 인프라 확대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고, 국내 대기업들도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서버와 냉각 설비, 전력 장치가 대거 들어가는 데이터센터 특성상 일반 건축물보다 훨씬 많은 철강재가 필요해 철강업계의 새로운 수요처로 주목받고 있다.

    동국제강은 초대형 데이터센터 수요를 겨냥해 맞춤형 대형 형강 ‘디-메가빔’을 앞세웠다. 최대 폭 3m급 제품으로 무거운 서버 장비와 냉각 설비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기둥 수를 줄여 내부 공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동국제강그룹은 강재 공급을 넘어 유휴 부지와 전력 인프라를 활용한 데이터센터 개발·운영 사업 진출도 검토 중이다.

    현대제철은 그룹 차원의 AI 인프라 투자와 연계해 데이터센터용 강재 공급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후판, 열연강판, 냉연강판, 형강, 철근 등 대부분의 주력 제품이 데이터센터 건설에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북미 시장에서는 ESS 설비용 강재 공급을 늘리고, 원전·소형모듈원전용 소재와 해상풍력 구조물용 강재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포스코는 전력망과 데이터센터 전력 설비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변압기·발전기·송전망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에 포스코는 고효율 전기강판과 고압직류송전 철탑용 강재, 에너지 설비용 고내식 강판 등 전력 인프라 소재를 강화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내부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맞춤형 구조재 공급도 확대하는 분위기다.

    업계는 AI 산업 성장세가 이어질수록 철강 수요 구조도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서버 성능이 높아질수록 전력 소비와 발열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냉각 설비·송전망·ESS·차폐 구조물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철강업계 입장에서는 AI와 에너지 전환 흐름 속에서 안정적인 신규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오는 2028년 국내 민간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10조원을 돌파할 예정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범용 제품은 중국산 저가 공세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지만 데이터센터·전력망·해상풍력 같은 인프라용 특수강은 품질 인증과 기술 장벽이 높아 경쟁력이 다르다”며 “AI 시대 전환이 국내 철강사들에게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