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15% 성과급·상한 폐지 요구에 평택사업장 결집 최승호 "삼성 미래·대한민국 경쟁력 위한 싸움" 정면 압박 사측, 반도체 공정 정상운영 강조 … 법적대응으로 저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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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결국 평택 반도체 생산거점에서 전면 충돌 양상으로 번졌다. 성과급 체계를 둘러싼 대립이 교섭을 넘어 대규모 집결, 총파업 예고, 법적 대응, 주주 맞불 집회로 확산되면서 생산 안정성과 투자 여력, 공급망 신뢰까지 동시에 흔드는 국면이다.

    23일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는 평택사업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조합원 4만여명이 집결했다고 밝혔다. 경찰 추산과 동일하다. 

    이번 집회는 단순한 인원 규모를 넘어선다. 과반노조 지위를 확보한 초기업노조가 반도체 핵심 생산기지에서 조직력을 실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다. 현장에서는 연차 사용과 교통 혼잡이 겹쳤고, 경찰 300여명이 배치돼 도로 통제가 이뤄졌다. 평택시 역시 안전 안내문자를 발송했다. 노사 갈등이 이미 사업장 운영과 지역 사회까지 영향을 미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노조는 성과급 투명화, 상한 폐지, 영업이익 15% 재원 지급을 핵심 요구로 내걸었다. 현장에서는 “파운드리·시스템LSI 영업이익 공개” 요구도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공동투쟁본부는 ‘투쟁지침 2호’를 선포하고 5월21일부터 6월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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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 집결, ‘보상체계 개편’으로 프레임 확장

    이번 집회의 특징은 요구의 성격이 단순 임금 인상을 넘어 보상체계 전면 개편으로 확장됐다는 점이다. 노조는 체크오프 도입, 성과급 구조 공개, 상한 폐지 등을 통해 장기적 제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최승호 위원장은 현장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교섭 이후 4개월간 협상했지만 돌아온 것은 일회성 포상뿐이었다”며 “성과급 투명화와 상한 폐지 제도화를 외면한 채 교섭을 마무리하려 한 태도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투쟁의 성격을 명확히 규정했다. “이 싸움은 단순한 임금 투쟁이 아니라 삼성전자의 미래와 대한민국 이공계의 미래를 위한 싸움”이라며 “가장 중요한 산업에서 일하는 인력에게 정당한 보상이 없다면 미래 경쟁력은 유지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반도체 세계 1위를 만든 것은 현장 노동자들의 축적된 노력과 공정 개선”이라며 “성과가 자본과 경영의 결과로만 설명되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는 성과급 논쟁을 ‘노동 대 자본’ 구도가 아니라 ‘인재 유지와 산업 경쟁력’ 문제로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다만 회사와 시장의 시각은 다르다. 성과급 상한 폐지와 이익 배분 구조 재설계 요구는 결국 대규모 현금 유출과 투자 여력 훼손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의 영업이익 공개 요구까지 더해지면서 논쟁은 더 날카로워졌다. 두 사업부는 반도체 부문 내에서도 수익성과 구조개편 논란이 반복돼 온 영역이다. 노조는 사업부별 실적과 보상 기준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공개해야 형평성을 따질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회사로서는 민감한 사업부 손익 공개가 대외 경쟁력과 경영 판단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

    ◇사측 “안전은 협상 대상 아냐” … 법적 대응 병행

    회사 측은 단체행동권을 인정하면서도 안전보호시설 운영은 협상 대상이 아닌 법적 의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유독성·가연성 물질을 다루는 반도체 공정 특성상 시설 정상 운영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관련 인력은 전체 임직원의 약5% 수준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이를 쟁의 제한이 아니라 최소한의 안전 조치로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4월16일 수원지방법원에 생산시설 점거 및 안전시설 방해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반도체 공정은 웨이퍼 공정 지연 시 즉시 손실로 이어지고, 클린룸 환경이 깨지면 설비 자체가 손상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생산 차질이 단순 매출 감소를 넘어 고객사 납기 지연, 공급망 불안, 거래선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을 지적한다.

    이번 갈등은 주주 측까지 가세하며 성격이 확대됐다. 일부 주주단체는 평택 인근에서 맞불 집회를 열고 생산 차질과 투자 위축을 우려했다.

    이들은 배당 11조1000억원 대비 성과급 요구 규모가 40조원대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주주가치 훼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