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23% 급락 … 하루 만에 14만원 선 붕괴PFS 4.7개월-ORR 17.1% … 효능 신호는 확인OS 미달로 승인 기대 약화 … 항암제 허가 기준 미충족교차투여 변수에도 ITT 기준 한계 명확 … '사실상 실패' 평가
  • ▲ 에이비엘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 에이비엘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가 핵심 파이프라인 임상에서 전체생존기간(OS)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하루 만에 20% 가까운 급락을 기록했다. 부분 지표 개선에도 시장은 이를 '사실상 실패'로 규정하면서 밸류에이션이 빠르게 재조정된 것이다.

    28일 에이비엘바이오는 전거래일대비 3만3300원(-19.2%) 하락한 13만9400원에 마감했다. 전날 17만2700원까지 상승했던 주가는 하루 만에 14만원 선 아래로 밀렸다. 장 중에는 13만1900원까지 떨어지며 낙폭이 23.6%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수급 충격도 컸다. 이날 거래량은 289만3304주로, 전일 86만772주 대비 3.36배 뛰었다. 최근 9거래일 평균 거래량(약 47만주)과 비교하면 6배가 넘는 수준이다. 단기차익실현을 넘어 패닉성 매도까지 확산한 흐름이다.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담도암 치료제 후보물질 '토베시미그(ABL001)'의 글로벌 임상 2/3상 결과다.

    미국 파트너사 컴퍼스 테라퓨틱스가 발표한 COMPANION-002에서 무진행생존기간(PFS)과 객관적반응률(ORR)은 각각 4.7개월, 17.1%로 대조군(2.6개월, 5.3%) 대비 개선됐다.

    그러나 핵심지표인 OS는 병용군 8.9개월, 대조군 9.4개월로 오히려 열세를 보이며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항암제 개발에서 OS는 사실상 허가를 좌우하는 최종 지표다. PFS나 ORR 개선이 확인됐더라도 OS에서 우월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규제기관 설득력이 급격히 낮아진다. 이번 결과가 '부분 성공'이 아닌 '핵심 실패'로 해석된 이유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임상은 효능 신호는 확인했지만, 항암제 승인 판단의 핵심인 OS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실패'로 해석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교차투여(crossover) 변수는 존재하지만, 전체 환자를 최초 배정군 기준으로 분석하는 치료의향분석(ITT) 결과를 뒤집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 측은 임상 설계상 교차투여를 원인으로 제시한다. 대조군 57명 중 31명(54.3%)이 병용요법으로 전환되면서 생존기간이 늘어났고, 이로 인해 양군간 OS 차이가 희석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교차투여 환자의 OS 중앙값은 12.8개월로, 비교차투여 환자 6.1개월 대비 크게 길었다.

    그러나 시장은 사후 하위군 분석보다 ITT 기준 결과에 무게를 두고 있다. OS가 방향성까지 역전된 상황에서 교차투여 효과를 근거로 한 해석은 설득력이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간밤 나스닥에서 컴퍼스 테라퓨틱스 주가가 60% 이상 급락한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파트너사의 밸류에이션 붕괴가 국내 주가로 그대로 전이된 구조다.

    다만 이번 이슈가 회사 전체 기업가치로 퍼질 가능성에는 선을 긋는 시각도 있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임상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친 것은 맞지만, 토베시미그의 상업성 자체가 크지 않았던 만큼 이번 임상 결과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핵심 투자 포인트는 여전히 플랫폼 기반 기술이전에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