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낀 매물 입주 시점 조율부터 변수…잔금·전입·대출 조건까지 맞물려토허구역 실거주 의무 유예에도 현장 혼선…계약갱신 여부에 거래 갈려
-
- ▲ 서울 아파트 전경.ⓒ뉴데일리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의무와 다주택자 대출 만기 제한이 맞물리면서 세입자가 거주 중인 '전세 낀 매물'의 거래 부담이 커지는 분위기다. 전세시장에서는 매물 부족으로 전셋값이 뛰고 있지만 매매시장에서는 실수요자들이 즉시 입주가 어려운 물건을 꺼리는 분위기다.29일 KB부동산의 4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8147만원으로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위 전세가격도 6억원으로 2022년 9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다시 6억원 선을 넘었다. 여기에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연초보다 30% 넘게 줄고 한국부동산원 전세수급지수도 100을 웃돌면서 임차 수요 우위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전세 매물 부족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5427건으로 2년 전 2024년 4월 18일 3만750건보다 49.9% 줄었다. 노원구는 같은 기간 88.5% 감소해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감소 폭이 가장 컸고 △중랑구(-88.0%) △강북구(-83.5%) △성북구(-83.4%) △금천구(-77.1%)도 큰 폭으로 줄었다.다만 매매시장에서는 세입자가 남아 있는 집이 오히려 거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세계약 만기 전까지 매수자가 바로 들어가 살기 어렵다 보니 실거주 목적의 매수 수요에서 후순위로 밀리는 것이다.서울 성북구에 아파트를 보유한 50대 다주택자 김모씨는 최근 세입자가 거주 중인 집을 매물로 내놨지만 입주 시점을 맞추지 못해 매수 희망자와의 거래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매수 희망자는 연내 입주 가능한 주택을 찾고 있었으나 해당 주택의 전세계약 만기는 내년 하반기다. 김씨는 세입자와 조기 퇴거 가능성을 논의했지만 전세 매물 부족과 이사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세 낀 매물은 매수자와 기존 세입자 간 입주 시점 조율부터 쉽지 않다. 여기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의무와 대출 규제까지 맞물리면서 거래 과정에서 따져야 할 조건은 더 늘었다.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의 만기연장은 원칙적으로 제한됐다. 다만 지난 1일 기준 유효한 임대차계약이 있는 경우 해당 계약 종료일까지 만기연장이 허용된다.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세 낀 매물을 무주택자가 매수하는 경우에도 일정 요건 아래 실거주 의무를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유예하기로 했다.제도상 예외가 마련됐지만 현장 혼선은 남아 있다.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은 임대차계약 체결일과 갱신 여부, 효력 발생 시점에 따라 허가 가능 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실제 서울 성북구에서는 한 임차인이 2021년부터 거주 중인 주택을 매도하려던 다주택자가 무주택 매수자를 구했지만 관할 자치구가 "최초 계약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허가가 어렵다고 답했다. 광진구에서도 전세 갱신계약의 효력 발생 시점이 기준일 이후라는 이유로 토지거래허가가 불허된 사례가 확인됐다.세 낀 매물 거래 시도는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 토지거래허가 대장상 3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대상 아파트 허가 신청은 노원구가 14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송파구 129건 △강남구 78건 △서초구 45건 △용산구 15건 순이었다. 고가 주택 밀집 지역보다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노원구에서 신청이 가장 많았다는 점에서 양도세 중과 부담을 앞두고 상대적으로 처분이 쉬운 중저가 주택부터 매각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토지거래허가 신청 자체도 크게 늘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토지거래허가 신규 신청 건수는 7653건으로 전월 4509건보다 69.7%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서울 전역에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된 이후 3월 말까지 누적 신청 건수는 2만8535건으로 집계됐다.전세 수요는 강하지만 세입자가 남아 있는 집은 매매시장 안에서 별도의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매수자는 실거주 가능 시점과 대출 전입 요건을 따져야 하고 매도자는 임대차계약 종료일과 대출 만기, 양도세 부담을 함께 계산해야 한다. 같은 세 낀 매물이라도 계약 체결일과 갱신 여부, 효력 발생 시점에 따라 거래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다.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전세 낀 매물은 가격이 낮아도 실거주 의무와 대출 조건을 함께 따져야 해 매수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다"며 "전세 수요가 강한 것과 별개로 매매시장에서는 입주 가능 시점이 명확한 물건부터 선택하는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전세 낀 매물은 단순히 점유자가 있는 물건이 아니라 잔금일, 전입 시점, 대출 실행 가능 여부가 함께 묶이는 거래"라며 "같은 단지 안에서도 입주 가능 여부에 따라 매물 간 가격 차별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