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선박 폭발 배후 이란 지목하며 파병 요구거부하면 EU 처럼 韓에 25% 이상 고율 관세 부과 할 듯핵추진 잠수함·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합의 뒤집을 수도 주독미군 감축 계기 주한미군 등도 연쇄 감축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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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관세 등 통상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제공) 2026.01.31. ⓒ뉴시스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인 한국 선박 피격 추정 사건을 계기로 미국이 우리 정부에 또다시 파병을 요구하면서 한미간 통상·안보 후속 협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중동 파병 요구를 거부한 유럽연합(EU)을 대상으로 자동차 등 일부 품목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하는 보복성 조치를 단행했다.한국도 미국의 파병 요구를 계속 거부할 경우 EU와 마찬가지로 25% 이상의 보복성 관세는 물론, 핵추진 잠수함 관련 후속 협상마저 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6일 외교 및 통상 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의 중동 파병 요구에 대해 현실적인 관점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 시간) 호르무즈 해협 안에 정박 중이었던 한국 선박(HMM 나무호) 폭발 사건에 대해 "이란이 한국 선박을 공격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한국에게 작전 동참을 요구했다.트럼프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이란이 선박 이동 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화물선 등 무관한 국가들을 향해 몇 차례 발포했다"며 "한국도 이 작전에 합류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지난 3월에도 한국과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에게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함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었다.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5일 브리핑에서 한국이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에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언급하며 "일본·호주·유럽에도 같은 기대를 하고 있다. 대통령도 '이건 당신들의 선박이니 방어에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문제는 미국이 의도가 단순한 파병 요구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최근 이란 전쟁 참전이나 협조를 거부한 유럽에 대한 안보·무역 보복 조치에 나서고 있다.트럼프는 지난해 4월 EU산 자동차에 25%의 품목 관세를 부과했다가 무역 합의에 따라 작년 8월부터 이를 15%로 인하했었다. 그러나 지난 1일엔 EU가 이란 전쟁에 비협조적으로 대응하자 EU산 승용차와 트럭에 다시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혔다.미국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독일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 5000명을 감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주독 미군은 3만6000여명으로, 미국 해외주둔지 가운데 일본(5만여명)에 이어 두 번째이고 유럽 내에선 최대 규모다.한국도 EU와 마찬가지로 파병 요구를 이번에도 거부할 경우 25% 이상의 고율 관세와 함께 안보 분야에서도 상당한 부담을 떠안게 될 전망이다.한국은 지난해 11월 미국과의 협상에서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조건으로 25% 였던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하지만 6개월이 지나도록 1호 대미투자 프로젝트는 발표되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의 판결로 상호관세는 무효화됐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법 301조 등을 근거로 한국 등 16개 국가에 대한 보복성 관세 부과를 위한 실무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조사가 끝나면 한국에 다시 고율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실제로 트럼프는 무역 합의 이후 한국이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하지 않는다며 자동차 등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다시 올리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아울러 미국이 안보 분야에서 주한 미군 감축 등 재배치를 단행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주독 미군 감축을 계기로 아시아권에 주둔 중인 미군도 연쇄 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특히 미국은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우라늄 농축,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등을 승인했는데, 파병 문제를 빌미로 이를 뒤집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관가와 정치권에서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기밀 누설' 사건으로 한미 동맹에 균열이 생긴 상황에서 정부가 파병 요구까지 거부할 경우 통상과 안보 분야 후속 협상이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이런 가운데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6일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 주요 정부 인사와 만나 한미 전략적 투자 예비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방미를 계기로 1호 대미투자 프로젝트가 발표될 지 주목된다. 1호 사업으로는 루이지애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터미널 건설 사업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김 장관은 "정부는 지난 3월 대미투자특별법 통과 이후 시행령 제정 및 공사 출범 준비 등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 중"이라며 "이번 방미시 그간 양측 관심 분야에 대한 소통을 바탕으로 전략투자 프로젝트 관련 예비협의를 구체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