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운임 지원과 수입선 다변화에 정유사 원유 수입 타진점도 높고 불순물 많은 초중질유 정제 비용 과제정부 지원 종료 후 고도화 설비 효율이 경제성 가를 듯
  • ▲ 베네수엘라 호세항에서 원유를 싣는 모습. 출처=로이터ⓒ연합뉴스
    ▲ 베네수엘라 호세항에서 원유를 싣는 모습. 출처=로이터ⓒ연합뉴스
    원유 수급 불안이 지속되며 정유업계가 23년 만에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을 타진하고 있다. 정부도 이에 더해 비중동산 원유 운송비 지원을 연장하는 등 수입선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베네수엘라 원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초중질유의 구조적 비용 한계로 정유사의 수익성 고심은 깊어진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와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주요 정유사가 베네수엘라 원유 도입 적합성에 대해 검토 중이다.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최근 정부 세종 청사 브리핑에서 베네수엘라 원유 수입에 대해 "업체들이 접촉하고 있고 조만간 도입 실적이 나올 것 같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 원유 수입에서 중동산 의존도가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4월 국내 원유 수입에서 중동산 비중은 59%로 전년 동기 8.5%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미국산 원유를 비롯한 호주, 브라질 등 국가에서의 원유 수입은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수입선 다변화를 추진하기 위해 원유 운임 차액 전액을 지원하는 제도를 연장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베네수엘라 원유의 품질과 공정 특성이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1위의 원유 매장량을 보유했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주력으로 수출되는 원유는 API 비중이 10 미만인 초중질유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석유는 점도가 높고 불순물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정제 과정이 더 복잡하고 많은 비용이 든다고 한다. 초중질유를 정제해 휘발유, 경유를 생산하기 위해선 코커나 고도화 설비 가동이 필수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또, 원유의 유형상 복잡한 추출 기술을 사용해야한다. 이 과정에서 정유사는 막대한 비용을 떠안아야 한다.

    물론 초중질유는 고도화 설비를 갖춘 정유사에는 수익성 극대화 요소가 될 수 있다. 특히 경유 시장에서 러시아산 원유 대체재로 주목받은 바 있다. 고도화 설비를 갖춘 국내 정유사들은 정제마진에서 이점이 될 수 있다.

    다만,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된다는 전제하에서다. 현재는 운임 지원으로 운송 비용 부담을 덜었지만 막대한 공정 비용을 정유사가 온전히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업계에서는 베네수엘라산 원유 도입이 수입선을 늘리는 차원의 문제가 아닌 운임 지원 종료 이후에도 비용 구조를 감당할 수 있는 정제 역량이 경제성을 판가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