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발묶인 선박·선원 안전 우려 고조리스크 관리 총력 … 내실·재무 건전성 강화
  • ▲ 공개된 HMM 나무호 선체 파공ⓒ외교부
    ▲ 공개된 HMM 나무호 선체 파공ⓒ외교부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한국 선박 25척의 선원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HMM 컨테이너선 나무호 피격 사건에 이어 이란이 잠수함을 추가 배치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해운업계는 선원 안전 문제는 물론 중장기 경영 전략 수립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11일 외교부에 따르면 HMM 나무호에는 1분 간격으로 미상 비행체 2기로부터 연쇄 피격으로 폭 5m, 깊이 7m 길이 파공이 발생했다. 선체 안 프레임은 내부 방향으로, 선체 외판은 외부 방향으로 돌출됐다.

    정부 합동조사단은 CCTV 영상을 통해 비행체를 포착했지만, 발사 주체에 대해서는 추가 식별 절차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조사단은 드론인지 미사일인지 여부를 포함해 정밀 분석이 진행 중이다. 또 1차 타격으로 화재가 발생한 뒤 2차 충격으로 불길이 급격히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상황은 자칫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 HMM 나무호는 피격 이후 기관실 화재로 자력 운항이 불가능해졌고, 결국 예인선에 의해 두바이항 수리조선소로 이동했다.

    앞서 나무호 피격 전후로 이란의 공격으로 추정되는 중국과 프랑스 선사 선박 피해도 잇따랐다. 외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해운사 CMA CGM 소속 선박에서는 필리핀 국적 선원 3명이 중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도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선원노련연맹은 “선원 안전 확보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정부가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한국인 6명을 포함한 나무호 선원 24명은 두바이에 도착한 뒤 일단 배에서 내려 인근 숙소에 머물고 있다. HMM 관계자는 "승무원들은 선박 조사에 참여 후 하선 여부 결정된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한국 선박 선원들의 하선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박은 법적으로 최소 안전운항 인원을 유지해야 하므로, 선원이 하선할 경우 반드시 대체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 

    그러나 분쟁 해역 특성상 교대 인력 확보가 쉽지 않아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 회사가 강제로 하선을 막을 수는 없지만 법적 요건상 대체 인력이 필요해, 선원들은 위협적인 상황 속에서도 책임을 다하며 선박을 지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내 선박들의 통항 재개 시점이 불투명한 가운데 국내 해운사들의 중장기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HMM은 중동 보다 유럽과 미주 사업 비중이 크지만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대응으로 전사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만큼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HMM 측은 정부 조사단과 별도로 선박 수리를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대한해운은 올해 공격적인 영업보다는 기존 화주 및 계약 관계를 충실히 유지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한국해운협회에 따르면 국내 선사들은 지난 3월 말 기준 전쟁보험료와 추가 유류비, 선원 체류 비용 증가 등이 겹치면서 하루 평균 약 4억9000만원의 비용 부담을 떠안고 있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중동 지역 긴장이 장기화하는 만큼 당분간은 공격적인 사업 추진보다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