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 약국 의약품 주문 채널 디지털 전환블루엠텍·바로팜 등 온라인 플랫폼 부상HMP몰·더샵 등 제약사 운영 자체몰 확산도매 역할 축소 … 거래 데이터 확보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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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약. ⓒ연합뉴스
오프라인 도매상과 영업사원 중심으로 움직이던 의약품 유통 시장이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약국은 물론 병의원까지 의약품 주문 채널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제약사와 도매상, 플랫폼 기업 간 거래 질서가 달라지는 모습이다.12일 업계에 따르면 기존 오프라인 도매상 중심의 의약품 유통 구조가 온라인 플랫폼으로 전환되고 있다. 병의원을 포함해 약국 의약품 유통까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전환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과거 의약품 유통은 제약사가 병의원 및 약국과 직접 거래하거나 중간 도매상을 통해 공급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여기에 영업대행조직(CSO)이 제약사의 외부 영업망 역할을 하며 시장을 보완했다.하지만 제약사들이 비용 절감, 제네릭(복제약) 약가 인하 등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영업조직 효율화를 추진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여기에 병의원과 약국의 구매 방식도 디지털 화되면서 온라인 플랫폼이 새로운 유통 채널로 부상했다.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사가 전국 병의원을 직접 상대하기 어렵다보니 도매상이나 CSO를 활용해왔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주문 채널이 하나의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변화의 배경에는 고객층의 세대교체와 온라인 구매 경험의 확산이 자리하고 있다. 의사와 약사 모두 온라인 쇼핑, 새벽배송, 간편결제에 익숙해지면서 의약품 주문에서도 동일한 편의성을 요구하게 된 것이다.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를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평가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약사 세대가 젊어지면서 온라인 플랫폼 이용이 자연스러워지고 있다"며 "소비재 시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간 것처럼 의약품 유통도 같은 흐름을 타고 있다"고 말했다.실제 의약품을 유통하는 온라인 플랫폼도 부상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블루엠텍이다. 블루엠텍은 2016년부터 병의원 전용 이커머스 플랫폼 '블루팜코리아'를 운영하고 있다.회사는 해당 플랫폼을 통해 제약사와 병원의 직거래를 지원하고 의약품 유통 구조 간소화와 영업관리 비용 절감, 투명한 유통 데이터 구축, 맞춤형 마케팅 채널 제공 등에 나서고 있다.블루팜코리아는 백신, 비급여 전문의약품, 에스테틱, 비만치료제 등 원내 의약품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한다. 회사에 따르면 블루팜코리아는 9만2000종 이상의 상품을 취급하고 있으며 회원 3만5000여명 중 75.8%가 개원의 원장이다.블루엠텍의 성장세는 실적으로도 나타난다. 블루엠텍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85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1335억원 대비 약 39% 증가했다. 특히 온라인 이커머스 매출이 163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8.01%를 차지했다.병의원 입장에서는 가격 비교, 상품 검색, 재고 확인, 배송 편의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기존 오프라인 영업망에서는 거래처 규모나 지역에 따라 접근성이 제한됐지만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소규모 병의원이나 지역 병의원도 필요한 제품을 비교·주문할 수 있다.◆약국 대상 의약품 유통 시장도 온라인 전환 가속 -
- ▲ 서울시내 약국가. ⓒ연합뉴스
약국 시장에서도 온라인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약국 대상 플랫폼은 일반 유통 플랫폼과 제약사 계열 온라인몰로 나뉜다.일반 유통 플랫폼이 약국 통합 관리와 커머스를 앞세우고 있다면 제약사 계열 온라인몰은 유통 제품과 오프라인 영업망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다.약국 통합 플랫폼 기업 바로팜은 최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이 회사는 약국 통합 플랫폼, 커머스, 인프라를 기반으로 헬스케어 밸류체인의 수직계열화를 구축해왔다.회사에 따르면 전국 약국 90% 이상이 가입했으며 누적 총거래액은 6조6000억원에 달한다. 3개월 재주문율은 86~87%를 기록했다. 2024년에는 매출이 116억원에 불과했지만 2025년에는 매출이 967억원으로 급증했다.제약사 중심의 의약품 유통 온라인 플랫폼 중에서는 한미사이언스 계열사인 온라인팜의 존재감이 크다.온라인팜은 의약품 온라인거래 플랫폼 'HMP몰'을 운영하며 약국 대상 온·오프라인 통합 유통 모델을 구축해왔다.온라인팜은 HMP몰과 같은 온라인 거래 플랫폼과 200여명의 약국 영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전국 약국에 약품을 공급하고 있다. 또 의약외품, 건강기능식품, 음료, 기능성 화장품까지 공급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온라인팜은 규모 면에서도 가장 앞서 있다. 온라인팜의 지난해 매출은 1조1367억원, 영업이익은 247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매출 1조1003억원, 영업이익 213억원에서 증가했다. 약국 대상 온라인 거래 플랫폼이 이미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핵심 유통 축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또한 대웅제약도 관계사를 통해 온라인몰을 운영하고 있다. 관계사 하나누리(구 엠서클)의 '더샵'은 대웅제약을 포함해 타 제약사 제품까지 유통하는 약국 대상 온라인 의약품 거래 플랫폼이다.하나누리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663억원, 영업이익은 73억원이다. 2024년에는 매출 652억원, 영업이익 81억원을 기록했다.이 밖에도 일동제약은 약국 대상 온라인몰 '새로팜'과 병의원 전용 온라인 의약품몰 '새로팜 의원몰'을 운영하고 있다. 보령도 약사 전용몰 '팜스트리트'를 갖고 있다. JW중외제약, 광동제약, 동아제약 등도 약국 전용몰을 운영하며 온라인 유통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이처럼 병의원과 약국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의약품 유통 플랫폼이 커지면서 기존 유통 주체 간 역할도 재조정되고 있다. 특히 제약사들이 자체 온라인몰이나 플랫폼을 통해 유통 채널을 직접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이에 따라 도매상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거래처를 연결하고 제품을 공급하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물류 품질, 재고 운용, 콜드체인, 지역 배송망 등 고도화된 유통 역량이 필요해진 상황이다.최근에는 의약품 유통 플랫폼 경쟁도 단순 매출 경쟁 보다는 병의원과 약국의 거래 데이터 확보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온라인몰은 주문 품목, 구매 주기, 지역별 수요, 재고 흐름 등 오프라인 영업망에서 분산돼 있던 정보를 데이터로 축적할 수 있다.이 데이터는 제약사 입장에서는 마케팅과 영업전략 수립에 활용된다. 또 플랫폼 입장에서는 광고, 마케팅, 결제 등 부가사업으로 확장되는 기반이 된다.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도매상이 제품을 공급하고 제약사 영업사원이 거래처를 관리하는 구조가 의약품 유통의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온라인몰이 병의원과 약국의 구매 접점이자 제약사의 영업·마케팅 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며 "앞으로는 단순 유통보다 주문·재고·거래 데이터를 누가 확보하고 활용하느냐가 온라인 플랫폼 경쟁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