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테크닉스, 윌테크놀러지 1772억원에 인수1년 간 M&A만 세 차례… 반도체·전장 포트폴리오↑한솔테크닉스 15일간 84.56% 급등 투자주의 지정
  • 한솔홀딩스가 최근 증시에서 재평가를 받고 있다. 제지 중심 그룹으로 인식됐던 한솔이 반도체와 전장 부품 인수합병(M&A)을 잇따라 추진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에 대한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솔홀딩스 주가는 최근 1주일간 22.96% 상승했다. 최근 1년 상승률도 44%에 달한다. 

    그동안 한솔홀딩스는 주력 계열사인 한솔제지 업황에 따라 완만하게 움직이는 종목으로 분류됐지만, 최근에는 반도체·전장 M&A 기대가 더해지며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제지업황 개선 여부보다 그룹의 신사업 확장성과 자회사 가치가 주가를 움직이는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주가 상승의 중심에는 계열사 한솔테크닉스가 있다. 한솔테크닉스는 최근 15거래일간 84.56% 급등하며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됐다. 시장에서는 한솔테크닉스가 반도체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직접 계기는 윌테크놀러지 인수다. 한솔테크닉스는 최근 비메모리 반도체 검사 부품업체 윌테크놀러지 지분 83.4%를 1772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윌테크놀러지는 반도체 칩의 전기적 특성을 검사하는 프로브카드를 생산하는 업체다. 미세공정 대응 정밀도가 요구되는 분야로 진입장벽이 높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공급망에 포함된 국내 대표 프로브카드 업체 중 하나로 평가한다.

    이번 거래를 통해 한솔테크닉스는 기존 TV·가전용 전자부품과 전장부품 중심 사업에서 반도체 검사 부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게 됐다. 회사 측은 반도체 사업 기반을 확보해 장기 성장 동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한솔그룹의 변화는 최근 M&A 흐름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7월 선박·로봇용 전장부품 업체 한솔오리온텍을 인수했고, 같은 해 9월에는 반도체 소재 재생 기업 에스아이머티리얼즈를 사들였다. 이번 윌테크놀러지까지 포함하면 최근 10개월간 세 건의 반도체·전장 관련 M&A를 단행한 셈이다.

    반도체 사업 확대는 이미 2022년부터 시작됐다. 한솔그룹은 당시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정밀가공 업체 아이원스를 인수하며 반도체 소부장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이후 검사 부품과 소재 재생 분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솔그룹이 제지 사업에서 확보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반도체와 전장 등 성장 산업에 투자하고 있다고 본다. 한솔제지는 여전히 그룹 핵심 캐시카우 역할을 맡고 있지만, 성장성이 제한적인 만큼 미래 성장축은 전자·소재 계열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너 3세 경영과 맞물린 변화라는 해석도 나온다.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성민 한솔홀딩스 사업지원실장(부사장)은 2023년부터 그룹 전략·기획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그룹 내부 신사업 조직이 직접 M&A를 검토하고 추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 기업 간 시너지 기대도 나온다. 아이원스는 반도체 장비 정밀가공, 에스아이머티리얼즈는 반도체 소재 재생, 윌테크놀러지는 검사 부품을 맡는다. 여기에 한솔테크닉스의 전장부품 사업까지 더해지면서 그룹 내 전자·소재 밸류체인이 확대되는 구조다.

    다만 재무 부담은 변수다. 한솔테크닉스는 윌테크놀러지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9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윌테크놀러지 인수 가격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의 약 10배 수준으로 알려져 향후 수익성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한솔그룹을 제지업 중심 그룹으로 봤지만 최근에는 반도체와 전장 중심 기업으로 다시 평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M&A 이후 실적 기여와 통합 효과가 확인되면 기업가치 재평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