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영업익 15%' 요구…사측과 성과급 이견 팽팽中企 , 고환율·고유가 폭격에 "연봉 동결도 버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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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지난달 23일 오후 경기 평택캠퍼스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뉴데일리 서성진 기자
삼성전자 노조가 성과급 확대를 요구하며 파업 수순에 들어가자 제조업계에서 복잡한 시선이 나오고 있다. AI 반도체 중심의 실적 회복세를 등에 업은 대기업은 성과 배분을 놓고 노사가 맞서는 반면, 상당수 중소 제조업체는 고환율·고유가 부담에 연봉 동결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정부 중재 아래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을 진행했지만 성과급 지급 기준을 둘러싼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요구를 굽히지 않고 있고 정부는 추가 조율에 나선 상태다.제조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대기업 노사 갈등으로만 보지 않는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실적 회복에 따른 정당한 보상 요구라는 시각이 있지만 다른 중소·중견 제조업 현장에서는 체감 온도차가 상당하기 때문이다.특히 기계·부품·화학·섬유 등 중소 제조업체들은 원가 부담이 커진 가운데 납품 단가 조정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재료와 부품 가격이 뛰었고, 중동 정세 불안으로 유가와 물류비 부담도 다시 커졌다. 매출이 늘어도 이익이 남지 않는 업체가 적지 않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한 중소 제조업체 임원은 "대기업은 성과급 산식을 두고 노사가 줄다리기를 하지만 우리는 올해 임금을 동결을 고심하고 있다"며 "고환율과 원가 상승을 납품가에 모두 반영하기 어려워 비용 절감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인력 확보 부담도 커지고 있다. 대기업 성과급 논의가 커질수록 중소 제조업체와의 임금 격차가 더 부각되기 때문이다. 청년층의 제조업 기피가 심해진 상황에서 숙련 인력 이탈 우려도 커지고 있다.또 다른 제조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성과급보다 사람을 붙잡는 게 더 큰 과제"라며 "기존 직원 연봉을 조금이라도 올리고 싶어도 원가와 금융비용 부담 때문에 쉽지 않다"고 말했다.산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노조 파업을 계기로 제조업 내 양극화가 더 선명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AI 반도체를 중심으로 일부 대기업은 실적 회복 국면에 들어섰지만, 내수와 수출 사이에 낀 중소 제조업체들은 여전히 경기 둔화와 비용 부담을 동시에 떠안고 있다.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실적 회복 자체는 국내 제조업 전체에 긍정적이지만 공급망 아래로 내려갈수록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면서 "반도체와 비반도체 간의 체감경기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