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가 100달러 아래로 내려가야 해제"보상은 원가 기준, 산업 특성 무시한 계산식에 '속앓이'수출 통제로 기회이익 증발 "출구전략 서둘러야"
  • ▲ 서울시내 주유소ⓒ뉴데일리
    ▲ 서울시내 주유소ⓒ뉴데일리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의 해제 조건으로 "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 이하"로 못 박았으면서 정유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분기 호실적에도 하반기 실적 악화가 전망되는 정유업계는 기약 없는 가격 통제에 반발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원가 기반 보전 원칙을 고수하며 기회비용을 배제한 보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5일 산업부에 따르면, 전날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국제유가가 100달러 이하로 내려가야 할 것 같다"라며 "전쟁 전까진 아니더라도 90달러대로 내려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고유가 장기화 국면에서 기약 없는 가격 통제가 이어지고 있다.

    정유업계는 1분기 높은 영업이익을 냈다. 다만, 2분기부터 우회 운송과 그에 따른 운송료, 보험료를 포함한 원유 도입 비용 증가분이 반영될 예정이어서 호실적 흐름을 이어가긴 어렵다는 전망이다.

    양 실장 역시 "최고가격제가 없었으면 이익이 확대됐을 텐데 그에 대해서는 기업들이 아쉬움이 있는 것도 당연하다"라며 업계의 손실을 인정했다. 에쓰오일은 11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인해 내수 판매가를 국제 석유 가격에 연동시키지 못한 결과 상당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라고 토로했다.

    손실 보전 방식을 두고도 정부와 업계의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양 실장은 "국가 재정으로 손실을 보전할 때는 기회 이익에 대한 보전이 아닌 원가를 기반으로 손실을 보전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유업계는 연산품 구조상 개별 제품의 원가 산정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가를 계산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라며 "정부 셈식대로 받아야 하는 통보식 관행"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유사는 최고가격제와 함께 시행된 수출 물량 제한 조치와 관련해서 수출했으면 받았을 국제 시세와의 차액을 보전받아야 한다고 호소한다. 정부는 내수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정유사의 수출량을 전년 대비 100% 이내로 통제하고 있다. 수출로 얻을 수 있었던 이익도 배제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원가 대비 역마진이 아니면 손실이 없다고 보겠지만 기업으로선 기회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업계에서는 물가 안정 명분에 수출 기업의 경쟁력이 훼손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실효성 있는 보전 가이드라인과 합리적인 출구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현지시간 14일 국제유가는 브렌트유 7월물 배럴당 105.72달러, 미국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물 101.7달러로 각각 전장보다 더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