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글로벌 자회사 '휴온스랩', 휴온스에 흡수합병 결정SC 제형 변경 플랫폼·기술이전 기대감 휴온스로 귀속주주들 "알짜 자회사 가치 이전" 반발 … 주주행동 확산
  • ▲ 휴온스그룹 본사. ⓒ휴온스
    ▲ 휴온스그룹 본사. ⓒ휴온스
    휴온스가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의 연구개발 자회사 휴온스랩을 흡수합병한다. 휴온스는 이번 합병을 통해 바이오의약품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휴온스글로벌 주주들 사이에서는 핵심 성장 자산이 사업회사로 이전되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휴온스는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고 휴온스글로벌 자회사인 휴온스랩을 흡수하는 합병 계약 체결을 승인했다. 존속회사는 휴온스이며 소멸 회사는 휴온스랩이다. 

    이에 휴온스는 오는 7월 16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총에서 합병 승인 안건과 피합병 회사인 휴온스랩의 사업목적을 반영하기 위한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합병기일은 오는 8월 18일이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9월 4일이다.

    휴온스와 휴온스랩의 합병비율은 1대 0.4256893으로 결정됐다. 휴온스랩 주식 1주당 휴온스 주식 0.4256893주가 배정되는 구조다. 휴온스는 이번 합병으로 휴온스랩 주주들에게 합병신주 382만5327주를 교부한다.

    휴온스랩의 본질가치는 1만4500원으로 산정됐다. 세부적으로 자산가치는 808원이지만 수익가치는 2만3628원으로 평가됐다. 휴온스랩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18억원, 당기순손실은 101억원이다. 매출액도 8381만원 수준이다.

    이렇다 할 실적이 없음에도 향후 기술이전과 파이프라인 상업화 가능성을 반영한 미래 수익가치가 합병가액을 끌어올린 셈이다. 

    외부평가기관인 이촌회계법인은 휴온스랩의 주당평가액을 1만2671원~1만4672원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른 합병비율 적정 범위는 1대 0.3719819~ 1대 0.4307447이다. 최종 합병비율인 1대 0.4256893은 이 범위의 상단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이번 합병비율만 놓고 보면 헐값에 넘기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휴온스랩은 현재 상환전환우선주(RCPS) 81만7617주를 발행한 상태로 합병기일 전 전량 보통주로 전환될 예정이다. 계약상 리픽싱 조건에 따라 전환될 보통주는 총 90만5420주다. 

    앞서 휴온스랩의 상환전환우선주 발행가가 주당 1만124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합병가액 1만4500원은 약 29% 높은 수준이다.

    ◆ 휴온스랩 가치, 지주사→사업회사 이전 논란

    그럼에도 논란이 이어지는 이유는 합병비율 보다는 휴온스랩의 가치가 어느 회사 주주에게 귀속되느냐에 있다. 

    휴온스랩은 휴온스글로벌이 보유한 바이오 연구개발 자회사다. 인간 유래 히알루로니다제를 활용한 SC(피하주사) 제형 변경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술이전 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휴온스랩이 글로벌 제약사와 ADC(항체-약물접합체)를 SC 제형으로 전환해주는 기술이전 계약을 맺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 바 있다. 이에 휴온스글로벌 주주들은 휴온스랩의 성과가 지주사에 직접 반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휴온스가 휴온스랩과의 흡수합병을 추진하면 휴온스랩의 플랫폼 기술과 파이프라인은 휴온스에 편입된다. 휴온스글로벌은 휴온스 지분을 통해 휴온스랩의 가치를 간접적으로 보유하게 된다. 

    이에 따라 휴온스글로벌 주주들 사이에서는 지주사가 직접 보유하던 성장 자산이 사업회사로 이전되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나온다.

    반면 휴온스는 이번 합병을 연구개발 역량 강화와 사업구조 전환의 계기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휴온스는 기존 합성의약품 후보물질에 휴온스랩이 개발 중인 바이오의약품 파이프라인을 더해 고부가가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휴온스랩이 보유한 인간 유래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제형 변경 플랫폼이 상용화될 경우 휴온스의 인프라와 영업 조직을 활용해 매출 증대와 원가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도 이번 합병 명분 중 하나로 제시됐다. 지난 3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에 따르면 연구개발 비중이 높은 혁신형 제약기업과 준혁신형 제약기업에는 약가 우대 혜택이 부여된다. 

    혁신형 제약기업의 경우 기존 복제약의 기본 개편안인 오리지널 대비 45%보다 높은 49%의 약가를 최대 4년간 받을 수 있다. 신규 복제약 등재 시에도 혁신형 제약기업은 60%, 준혁신형 제약기업은 50%의 약가가 최대 4년간 부여된다.

    휴온스는 휴온스랩 합병을 계기로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존 제네릭 의약품 중심 사업 구조에 신약·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더해 정부 약가제도 개편에 따른 매출 및 수익성 하방 압력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휴온스그룹은 이번 합병 결정에 앞서 법무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했다고 밝혔다. 특별위원회 검토 결과 거래 목적의 정당성, 거래 조건의 공정성, 거래 절차의 적정성이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주주 반발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휴온스글로벌 주주들이 휴온스 주총에서 직접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금융당국 심사 요구와 법적 대응 등 주주 행동에 나설 수 있다. 

    휴온스글로벌 소액주주연대는 19일 오전 11시 기준 온라인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를 통해 11.38%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시장 반응도 엇갈렸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휴온스글로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74% 하락한 3만5400원에 거래됐다. 반면 휴온스 주가는 16.51% 오른 3만7750원을 기록했다. 휴온스랩 합병이 휴온스에는 바이오 신사업 확보 기대감으로 휴온스글로벌에는 핵심 자회사 가치 이전 우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송수영 휴온스 대표는 "이번 합병으로 휴온스는 제약 및 바이오신약 연구개발부터 판매에 이르는 통합 역량을 갖추게 된다"며 "이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이며 궁극적으로 기업 내실을 높여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성과를 도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