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부터 6년간 24차례 걸쳐 가격 인상·인하 담합거래처에 공급하는 밀가루 물량·순위도 짬짜미2006년 담합으로 430억원대 과징금 제재 받고도 재범
  • ▲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국내 주요 제분사들이 약 6년간 밀가루 가격과 물량을 담합한 혐의로 67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는 담합 사건 사상 최대 규모 과징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9년 1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6년에 걸쳐 밀가루 가격과 물량을 담합한 대한제분, CJ제일제당, 사조동아원, 삼양사, 대선제분, 삼화제분, 한탑 등 제분사 7곳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6710억4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20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7개 업체는 2024년 매출 기준 국내 밀가루 판매시장에서 87.7%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과점사업자들로,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담합 기간 동안 총 24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인하 폭과 그 시기 등을 합의하거나, 거래처에 공급하는 밀가루 물량·공급순위 등을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다.

    담합은 2019년 대한제분이 농심에 가장 낮은 견적을 제시해 공급 물량을 확대하면서 촉발된 경쟁 이후 시작됐다. 같은 해 11월 대한제분·CJ제일제당·사조동아원 등 상위 3개사와 삼양사 임직원들은 회동을 갖고 "과도한 경쟁을 자제하고 적정 가격과 안정적인 물량을 유지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후 담합은 농심·팔도 등 대형 거래처를 넘어 중소형 거래처와 대리점 전체로 확대됐다. 공정위는 이들이 대표자급·실무자급 회합을 포함해 총 55차례 회동하며 합의 내용을 구체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분사들은 국제 원맥 가격 상승기였던 2020~2022년에는 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합의해 원가 상승분을 신속히 반영했고, 원맥 가격이 하락한 2023년 이후에는 가격 인하 폭과 시기를 조율해 가격 하락 반영을 늦춘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2022년 6월부터 2023년 2월까지 물가 안정을 위해 총 471억원 규모의 가격안정 지원 보조금을 지급했음에도 담합은 중단되지 않았다.

    그 결과 2022년 9월 기준 밀가루 판매가격은 2019년 말 대비 업체별로 최소 38%에서 최대 74%까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담합 이후 상위 3개사와 하위 3개사의 영업이익률도 모두 개선됐다.

    특히, 공정위는 이들 7개 업체가 지난 2006년에도 담합으로 430억원대 과징금을 받는 제재를 받았음에도 재차 이 사건 담합을 실행해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해 엄중하게 제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에 대해 향후 법 위반 금지명령과 독자적 가격재결정 명령 등을 내리고, 지난 1월 검찰 고발 요청에 따라 제분사 7곳과 관련 임직원 14명에 대한 고발도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밀가루와 같이 국민 생활과 밀접한 식료품의 가격 등을 놓고 이루어지는 담합에 대한 감시를 보다 강화하고 법 위반이 확인되면 엄중히 제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