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원가 부담에 친환경 투자 딜레마생산설비 투자 급감해도 환경설비 투자 의지 이어가5조 이상 투자 필요해 정부 지원 요구 커져
  • ▲ SCR (선택적촉매환원설비) 전경 ⓒ한국시멘트협회
    ▲ SCR (선택적촉매환원설비) 전경 ⓒ한국시멘트협회
    시멘트업계가 올해 1분기 실적 개선에도 환경설비 투자 재원 마련에 시름하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탄소중립을 위한 대규모 설비 투자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시멘트 업체들은 올해 1분기 전반적으로 개선된 실적을 기록했다.

    삼표시멘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늘고 영업이익은 375% 급증했다. 쌍용C&E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하고 영업이익이 8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으며, 한일시멘트 역시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증가했다.

    업계는 이번 실적 개선을 구조적인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1540원대의 고환율과 시멘트 제조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유연탄, 석회석 등 주요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연탄 가격은 연초 대비 20% 가까이 상승했다.

    여기에 고유가와 물류비 상승, 전기요금 인상까지 겹치면서 1분기와 같은 실적 흐름을 이어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무엇보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지난해 국내 시멘트 출하량은 3650만톤으로 전년 대비 16.5% 감소해 1990년대 초반 이후 3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출하량이 이보다 더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도 시멘트업계는 친환경 설비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 딜레마에 놓여 있다.

    한국시멘트협회의 '2025년 설비투자 실적 및 2026년 계획'에 따르면 올해 시멘트업계 설비투자 계획은 429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10% 감소했다. 최근 5년 평균 투자액인 4992억원과 비교해도 13.9% 줄어든 규모다.

    건설경기 침체로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투자 여력이 줄어든 영향이다.

    생산설비 투자는 2024년 746억원에서 작년 288억원으로 급감했다. 반면 신제품 생산 설비와 연구개발 설비 투자는 같은 기간 3배 가까이 늘리며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는 힘을 싣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환경과 안전 분야 투자는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기준 환경·안전 투자는 3844억원으로 전체 설비투자의 약 90%에 달한다. 최근 5년 평균으로도 전체 투자의 약 86%가 환경·안전 분야에 집중됐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부의 강화된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환경설비 구축이 불가피하지만, 투자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사내유보금 등을 활용해 재원을 마련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향후 환경 투자가 기업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시멘트산업은 제조 공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대표적인 탄소 다배출 업종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정부의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맞춰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등 탄소중립 설비 구축이 불가피하다.

    이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2035년까지 5조원 이상의 설비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내년부터 통합환경허가제도가 전면 적용되면서 질소산화물(NOx) 저감을 위한 선택적촉매환원설비(SCR) 구축 부담도 더해지고 있다.

    SCR은 소성로 1기당 300억~400억원이 필요하며 현재 국내 시멘트 공장에서 가동 중인 소성로에 전면 도입할 경우에만 1조원 이상이 필요한 셈이다.

    한편 철강과 석유화학업계는 특별법을 기반으로 친환경 설비 전환을 위한 정책 지원을 받고 있다.

    철강업계는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 촉진을 위한 특별조치법(K-스틸법)'을 기반으로 수소환원제철 등 친환경 설비 전환을 위한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시멘트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필요한 설비투자 재원 확보 여부가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며 "건설경기 진작은 물론 국내 시멘트산업 전반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