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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세가 1분기 내에 종료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윤증현 장관은 15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조찬 강연에서 "최근 우리 경제가 세계경제 침체 등에도 불구하고 성장세 급락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1분기 국내 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0.1% 증가해 작년 4분기의 -5.1%라는 급격한 감소세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1979년 오일쇼크 때 전기 대비로 3분기 동안 그리고 1997년 외환위기 시에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이번에는 비교적 단기(1분기)간에 마이너스 성장이 종료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국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 9월 금융 위기 이후 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세로 급락하다가 올 1분기에 0.1%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섰는데 윤 장관은 앞으로 이 같은 완만한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
하지만 윤 장관은 긍정적인 신호에도 불구하고 아직 낙관은 금물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그는 "고용 불안이 진정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민간 부문은 내수 위축과 수출 감소가 지속돼 취업자가 큰 폭으로 감소한 반면 정부 일자리 대책 등에 따른 서비스업 취업자 증가가 이를 상당폭 완화하는 것으로 판단돼 중장기적으로 고용 상황을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성장의 부문별 기여도 측면에서도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금리인하 등 확장적 거시정책 효과를 제외하면 소비나 설비 투자 등 민간의 자생적 경기회복력은 아직 미흡하다"면서 "1분기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기업의 채산성 개선 효과도 환율이 안정되면서 점차 약화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윤 장관은 "높은 환율과 적극적인 금융지원 등으로 기업의 체질 개선에 상대적으로 소홀했을 소지가 있다"면서 "최근의 일부 긍정적인 신호를 낙관적으로 해석해 구조조정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되며 기업 구조조정은 선택이 아니고 우리 경제가 향후 '죽느냐 사느냐' 문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현 거시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장 안정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윤 장관은 "우선 경제활동의 주역인 민간 부문이 자생적인 경기 회복력을 나타낼 때까지 현재의 거시 정책 기조를 견지할 것"이라면서 "다음으로 금융시장 안정 노력을 강화해 시장 불안 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서비스산업 선진화와 관련해 "영리 의료법인이 허용돼야 하며 경제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위해 당연 지정제를 유지하고 민영 보험은 보충적 성격으로 도입하려 한다"면서 "또한 비영리 의료법인의 영리 전환을 막고 영리 병원 의사가 비영리 의료법인에 가서 일정 시간 봉사를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