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가 위조방지 기능을 대폭 보강한 새로운 디자인의 100달러 지폐(일명 `슈퍼노트') 발행 계획을 공식화한 가운데 최근 북중 국경 일대에서 가짜 `슈퍼노트'가 대량유통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2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복수의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평안북도 신의주시를 비롯한 국경 지역에 난데없이 미화 100달러짜리 위조 지폐가 대량으로 풀렸다"면서 "미국이 새로운 도안의 슈퍼노트를 발행한다는 소문이 미리 퍼지면서 북한의 공작기관들이 100달러짜리 위조 지폐를 대량 유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북한 무역회사의 한 간부도 "2월부터 중앙의 간부와 특수기관들이 100달러짜리 위조지폐를 국경에 가지고 나와 중국 돈과 금을 사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한 것으로 RFA는 밝혔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21일(미국 시간) 재무부 청사 내 `캐시룸'에서 100달러짜리 지폐의 새 도안을 공개하고, 내년 2월10일부터 새 지폐를 전세계에 유통시킬 계획이라고 발표했는데, 미 정부의 공식 발표에 앞서 `슈퍼노트' 신권 발행 소문이 미리 퍼졌다는 얘기다.
    이렇게 유통되는 북한의 가짜 `슈퍼노트'는 매우 정교하게 만들어져 전문가들도 진위 판별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RFA는 신의주의 소식통을 인용, "평양에서 나온 100달러 위폐의 일련번호는 영문자 P, F로 시작되는데 진짜 달러와 똑같아 환전업자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처럼 위폐가 대량 유통되면서 올해 1월 신의주나 평성 등 북한 대도시에서 북한돈 20만원(신권)에 거래되던 미화 100달러가 지금은 4만원까지 떨어졌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대북매체 `데일리NK'의 `북한내 환율동향'에 따르면 신의주 지역에서 미화 1달러가 2월말 2500원까지 올랐다가 3월말에는 550원까지 떨어졌으며 이달 초에는 700원으로 소폭 반등했다.
    국경 지역에서 미 달러의 대 위안 환율도 1달러당 7∼8위안에서 4위안선으로 떨어졌다고 RFA는 전했다. 현재 공식환율은 1달러당 6.8위안이다.
    RFA는 위조 `슈퍼노트' 유통의 배후와 관련, "노동당의 대남 공작부서와 인민군 정찰총국이 대량 제조해 보유해온 달러를 처리할 수 없게 되자 북중 국경 지역에 풀었다고 한다"면서 "정찰총국의 김영철 총국장이 김정일 위원장과 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에 쓸 `충성자금'을 마련하기 달러 위폐를 풀었다는 말도 나돈다"고 전했다.
    한편 2005년 9월 북한의 위폐 제조와 `돈세탁' 의혹을 추적하던 미국 수사기관이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소유 `의심 계좌'를 `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하자 모든 미국 금융기관들이 BDA와 거래를 끊어, 결국 예금인출 사태를 빚은 끝에 마카오 당국은 북한 관련 계좌를 모두 동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