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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약값이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에 비해 2~3배나 비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울러 이는 약가재평가 과정에서 제약사들의 직·간접적 로비 때문이라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손숙미 의원(한나라당)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약제비 청구금액 상위 30개 의약품의 가격을 선진 7개 국가인 A7(신약개발가능 7개국: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이태리, 스위스, 영국)의 약가와 비교한 결과 다국적제약사는 물론 국내제약사가 판매하고 있는 의약품까지 일부 선진국들보다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손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약제비 청구금액 상위 30개 의약품의 가격을 외국약가와 비교해본 결과, 해외에 판매되지 않는 4개 의약품을 제외한 26개 의약품이 선진국들보다 비싸게 판매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구량 1위를 차지한 항혈전제로 흔히 쓰이는 한독약품의 플라빅스정은 한국보다 국민총소득(GNI)이 2.1배 높은 영국에 비해 133원이 비싸게 판매됐고, 고지혈증에 많이 쓰이는 화이자제약의 리피토정의 국내가격은 917원으로 프랑스(862원), 영국(795원)보다 높았다.
당뇨병 치료제로 흔히 쓰이는 한독약품의 아마릴정은 국내가 325원으로 한국보다 1.8배나 GNI가 높은 이태리의 115원보다 2배 이상 비쌌고 2.1배의 독일(317원)보다도 높았다.
특히, 혈압을 낮추는 약인 바이엘코리아의 아달라트오로트정은 스위스, 프랑스, 영국, 독일보다도 비싼 가격을 받아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비교 대상이 됐던 A7국가들의 2009년 1인당 국민 총소득(GNI)는 한국보다 2~3배 수준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약값이 더 비싼 것을 두고 약가재평가 과정에서 제약사들의 직·간접적 로비의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손숙미 의원은 “정부는 선진국가들의 평균치에 연연하지 말고 국민들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약가재평가과정을 더욱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해 약값을 인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