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비정규직,금속노조 3자 평화적 마무리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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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조(사내하청 노조)가 지난달 15일부터 정규직화를 요구하면서 벌이던 공장 점거농성을 9일 오후 풀었다.
점거농성에 들어간 지 25일 만에 이번 사태는 평화적으로 모두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현대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조는 이날 오후 3시15분 넘어 농성을 해제하면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노조는 정규직 노조와 금속노조 3자 노조대표 명의의 성명서에서 "3자 노조대표는 공동투쟁본부를 구성해 사측과의 특별교섭 4대 요구안을 관철할 것"이라며 "사측은 실질적인 교섭에 나서라"고 밝혔다.
비정규직 노조는 지난달 15일부터 정규직화를 요구하면서 베르나와 클릭, 신형 엑센트를 생산하는 울산 1공장을 무단 점거해 농성을 벌여왔다.
노조는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었고 이후 3자 노조대표와 현대차 사측의 강호돈 대표이사 부사장, 사내하청업체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대화에 나섰다.
비정규직 노조는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주동자 16명은 거점농성장을 따로 만들고 나머지는 귀가했다.
이날 노사를 비롯해 5자가 만난 대화의 자리에서는 점거파업 농성자 500여명(노조 주장) 고용보장, 비정규직 노조 지도부의 신변 보장, 불법파견 교섭대책 요구, 고소고발, 손배소 철회 등을 다룰 것으로 보이지만 이날은 서로 인사만 하는 형식만 취할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직 노조가 25일 만에 점거농성을 풀기로 한데는 현대차 정규직 노조가 평화적 사태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중재역을 맡아 노사 대화를 통한 해결책을 내놓았던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현대차 정규직 노사도 막대한 생산차질을 빚거나 조업단축으로 임금이 줄어들고 고용불안까지 가중되자 안팎의 부정적인 여론이 거세지고 있었던 점은 더이상 점거농성을 이어가는데 부담이 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8일부터 비정상적이지만 점거공장의 생산을 재개한데다 중재를 거부당한 현대차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투쟁지원을 위한 파업 찬반투표를 강행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개표 결과가 부결로 나오면 극심한 노노 갈등이 야기되고 금속노조도 지도력과 투쟁력이 떨어져 이번 투쟁에서 비정규직이 스스로 고립되면서 최대 위기를 맞을 수 있었다는 점 때문이라는 시각이다.
이상수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조 지회장은 농성을 풀면서 "마음이 착잡하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의미 있는 투쟁을 했다"고 말했으며, 현대차는 "노사 대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