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이유..정기 인사 이외 경질은 이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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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부품 사업 간 시너지 제고를 위해 메모리, 시스템 대규모집적회로(LSI) 등 반도체 부문과 액정표시장치(LCD) 부문을
모두 맡는 'DS(디바이스 솔루션) 사업총괄'을 신설하고 권오현 반도체사업부 사장을 총괄사장에 임명했다고 1일 밝혔다.
권 사장이 부장이던 반도체사업부는 폐지되고 메모리 담당(전동수 사장)과 시스템LSI 담당(우남성 사장)은 각각 사업부로 격상돼 최지성 대표이사 부회장 직속의 DS사업총괄 산하에 들어간다.
권 사장은 LCD 사업이 위기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게 LCD사업부장도 겸직한다.
삼성은 또 권 사업총괄 사장을 보좌하고 부품 사업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DS사업총괄 내에 경영지원실을 신설해 신임 실장으로 김종중 삼성정밀화학 사장을 선임했다.
삼성정밀화학은 1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김 사장 후임으로는 삼성 전략기획실 인력팀, 삼성전자 인사팀장 등을 지낸 삼성인력개발원 부원장을 추천했으며 주주총회 등의 절차를 밟아 8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LCD사업부장이던 장원기 사장은 최 부회장의 보좌역으로 위촉해 DS사업총괄의 제조 및 설비 일류화를 지원하게 된다.
장 사장은 LCD 사업 부문의 실적 저조에 대한 문책성으로 사실상 경질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 관계자는 그러나 "장 사장은 실적 부진에 책임을 진 것은 맞지만 사장직을 그대로 유지한다"며 "아울러 이번 인사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적했던 부정 문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앞서 최근 이런 인사 내용을 보고 받고 재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균 무선사업부 사장은 디지털이미징사업부까지 관장하게 해 무선사업부의 기술과 역량을 바탕으로 카메라·캠코더 사업의 경쟁력도 높이도록 했다.
또 정현호 디지털이미지사업부장(부사장)이 미래전략실 경영지원팀장으로 이동함에 따라 후임에 한명섭 PDP일류화TF장(전무)을 임명했다.
삼성은 그동안 연말 또는 연초 정기인사 때 실적 등을 평가해 새 사장단을 구성해왔으나,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사장을 중간에 경질한 것은 이례적이다.
삼성은 DS사업총괄 신설로 의사결정이 빨라지는 것은 물론 메모리, 시스템LSI, LCD는 물론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부품 사업의 기술개발, 제조, 구매, 대형 거래처에 대한 영업 등 시너지를 제고하고 반도체-디스플레이 간 교류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부품 사업의 독립성을 강화함으로써 세트 업체인 해외 구매처들과의 거래 관계에서 신뢰도도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정해진 시기 없이 인사를 할 수는 있지만 당분간 사장단이 포함된 그룹 차원의 후속 인사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조준형 부사장(대표이사 보좌역)을 경영지원실 법무팀장에, 조남성 전무(스토리지담당)를 스토리지 담당 겸 생산기술연구소장에 각각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