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안드로이드 파트너 모토로라 '인수'OS 제공서 삼성전자 불이익 가능성도 제기
  • 구글이 15일(현지시간) 미국 휴대폰 제조사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한다고 밝혀 IT 업계를 뒤흔들었다.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체제(OS)를 공급해온 구글이 이젠 직접 하드웨어 생산에 뛰어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구글은 모토로라 모빌리티 주식을 주당 40달러, 현금 125억달러에 인수했다.

    휴대폰 메이커 인수 · 합병(M&A)으로는 최대 규모다. IT 업계는 구글의 깜짝 발표에 적지 않게 당황하는 분위기다.

    운영체제 세계 1위인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에 뛰어든다는 것은 현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바꾸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삼성-LG전자, OS제공에서 타격 입을 수 있어"

    16일 국내 업계 관계자들도 구글이 안드로이드 파트너인 모토로라를 인수함에 따라 세계 휴대폰 시장 경쟁구도가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구글의 OS를 사용하는 국내 제조업체 삼성과 LG전자는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당장 올해 출시된다고 알려진 삼성전자의 갤럭시S2 후속 셀록스도 피해갈 수 없게 생겼다. 셀록스는 갤럭시S2와 같은 안드로이드 2.3 진저브레드를 장착했다.

    지금까지 삼성을 비롯한 제조사들이 구글의 운영체제를 공짜로 사용해 왔다. 하지만 구글이 직접 스마트폰 제조에 뛰어든 상황에서 모토로라측에 'OS 혜택'을 줄 가능성도 적지 않다.

    구글이 새로운 운영체제를 출시하거나 업그레이드 할 때 모토로라를 우선 배려하면 삼성전자도 당장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이 나와도 삼성의 셀록스는 모토로라 제품보다 업그레이드가 늦게 진행될 수 있다. 

    구글 측은 인수 발표 이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지금처럼 공짜로 다른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제공한다고 밝혔다. 구글의 래리 페이지 CEO도 "안드로이드를 유료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문제는 돈을 받진 않지만 '제공 시기'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구글 결정에 '환영'한다지만 속내는⋯

    구글은 이 같은 우려를 배제하기 위해 "모토로라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만드는 기업으로 남아 별도로 운영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삼성전자도 공식 발표를 통해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파트너기업들을 지키기 위해 내린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애플이 전 세계에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구글이 애플에 대항하는 연합군을 만들어간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하지만 애플과 삼성의 경쟁 구도에서 모토로라가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구글의 인수에 일단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속으로는 꺼림칙해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