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 마케팅 비용에도 순증 가입자는 소폭 상승
  • 이동통신사들이 올 2분기 사상 최고 수준의 마케팅 비용(마케팅수수료+광고선전비)을 들이고도 가입자 수는 크게 늘리지 못하는 '헛바퀴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들이 올해 2분기에 3사 모두 합쳐 2조356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쓰고도 28만9천719명의 순증(신규-해지) 가입자를 확보하는데 그쳐, 가입자 1명당 평균 702만원의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마케팅비용을 들인 이통사는 SK텔레콤으로 가입자 1명을 모으는데 약 933만원을 들였다.

    SK텔레콤은 올 2분기에 전체 지출의 30% 수준인 9천600억원을 마케팅 비용(IR 자료 기준)으로 썼지만, 이동통신(CDMA·WCDMA·롱텀에볼루션(LTE)) 순증 가입자는 총 10만2천850명에 불과했다.

    KT는 마케팅 비용을 5천890억원 사용했지만, 이동통신 가입자는 오히려 11만851명 줄었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비해 반년 가량 늦은 올 1월부터 LTE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가입자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LG유플러스는 작년 동기 대비 58.5%, 올해 1분기 대비 36% 증가한 4천866억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썼다. 순증 가입자는 29만7천720명으로 신규·번호이동 가입자 1명당 약 163만원이 들었다.

    이통3사가 올 2분기 영업이익에 타격을 줄 정도로 마케팅 비용을 대거 지출했지만 가입자를 대폭 늘리는 데 실패한 것은 2010년 국내 이동통신이용자 수가 전체 인구를 넘어서면서부터 예견된 일이다.

    지난해 이용자 수는 5천250만6천793명으로 전체 인구 4천977만9천명보다 약 300만명이 많았다. 이동통신시장 가입자가 전체 인구의 105%로 과포화 상태에 이른 것이다.

    이인찬 SK텔레콤 마케팅전략본부장은 지난 2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저출산으로 휴대전화 첫 개통 인구가 줄고 외국인 고객은 이동통신 재판매사업자(MVNO) 쪽으로 많이 빠지는 등 순증 가입자시장이 전체적으로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또 "마케팅 비용은 신규·기기변경 가입자를 모으는데 쓰는 것으로 해지 고객 수는 고려하지 않는다"며 "순증 가입자가 아닌 신규·기기변경 가입자 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지난달 23일부터 LTE 단말기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등 하반기부터는 이통3사 모두 소모적인 보조금 경쟁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