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주의는 망국의 근원

     

  • ▲ 수출선적 준비중인 경차 ⓒ연합뉴스(자료사진)
    ▲ 수출선적 준비중인 경차 ⓒ연합뉴스(자료사진)

    우리나라가 12월에 있을 대통령 투표 날이 가까워 오면서 국민들의 관심사가 정치로 쏠리는 동안 우리나라 생산 산업현장은 또 다시 파업이라는 악성 암과 같은 불청객이 얼굴을 내 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언론에서는 대선관계 소식을 전하느라 이러한 경제뉴스는 작은 박스뉴스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파업과 같은 것은 매우 민감한 경제소식인데 미디어는 정치에만 관심을 두는 것은 균형 잃은 우리나라의 미디어 수준을 말해주는 또 하나의 예가 되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수출상품에 들어가는 부품을 생산하는 노동자들이 파업이라는 ‘무기’를 사용하여 생산을 중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습니다. 이번 공장의 파업은 우리나라의 수출효자 상품인 자동차산업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며 집단 이기주의적인 행동입니다. 더욱이 이들은 공장의 외주화(外注化)를 반대하고, 노조와 협의 없는 취업은 있을 수 없다고 하면서 사측이 고민해야하는 분야를 노조가 맡아야 한다는 반자본주의적(反資本主義的)인 주장을 하고 있어 국민들의 호응을 받기 어려워 보이며 이 부품을 사용해야하는 자동차산업의 생산계획에 많은 지장을 초래할 듯합니다.

    얼마 전에도 자동차 엔진의 부품인 피스톤 링(piston ring)을 제조하는 하청기업이 파업을 하면서 자동차 조업이 중단된 사례가 있었는데, 이 때문에 수출에 많은 지장을 가져와서 현대자동차와 같은 회사는 손해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어 이들 노동자들의 요구를 들어주었던 사례가 생각납니다.

    그렇다고 이들 노동자들의 수입이 적은 것이 아닙니다. 노동자들로서 이들의 연봉은 우리나라에서 최고 수준이며 이번에 파업을 선포한 자동차 브레이크 생산 공장 노동자들의 연평균 급여 총액도 9,070만원으로 최고의 급여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노동자들로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헌법에 명시된 자유의 하나인 집회의 자유를 너무나 남용하고 있으며 정부나 국회가 이를 이대로 방치하고 있다면 우리나라의 산업 경쟁력은 점 점 악화 될 것은 불을 보듯 환합니다.

    지금 미국이나 일본은 노동임금이 낮은 중국 등에서 그들의 산업을 다시 유턴(U turn)시키고 있습니다. 이유인 즉 중국의 노임이 빠른 속도로 경쟁력을 잃고 있으며, 생산품의 질적 면에서도 그 인지도가 낮아 외주(outsourcing)의 혜택을 더 이상 바랄 수 없게 되었다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자국 내 실업자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하자는 정부와 국민들의 공감대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선진국 산업은 일자리를 다시 귀환시켜도 생산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우리나라는 이들과 너무나 다른 노동시장 구조 때문에 아직은 해외 외주나 생산라인이 외국으로 나갈 수 밖에 없어 국내의 청년실업 문제는 악순환을 거듭 할 것입니다. 더욱이 우리나라 청년들의 3D(Dirty, Difficult, Dangerous) 산업의 기피현상 때문에 우리나라는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다들 대학교육을 받고 넥타이를 매고 대기업 사무실 회전의자에 앉아서 일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자하는 탐구열이 다른 나라 청년들에 비해 낮기 때문인데 이는 부모와 학교에서 받은 교육에 기인된 것이라고 생각하니 한심스럽기만 합니다.

    지난주에 나는 ‘내 일자리 노리는 옌청(鹽城) 노동자들’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 기사를 기고한 분과 연락 할 길이 없어 그 분의 허가 없이 그 분이 본 중국의 노동시장 현실을 추려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중략) 중국 장수성에 있는 옌청의 기아자동차 공장 조립라인 위의 자동차가 쉼 없이 돌고 있다. 이곳 공장의 직원은 약 3800명, 대부분 주변 전문대학에서 뽑아 온 젊은이들이다. 이들의 한 달 급여는 평균 4000위안(약 70만원)이다. 한해 약 20%씩 오른다고 하지만 국내 자동차업계 현장 근로자의 5분의 1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노동생산성은 오히려 높다. 그들의 기술 적응력도 우수하다. 그들에게도 노조(공회)는 있지만 대립이 아닌 협력파트너에 가깝다. 주문이 밀릴 때는 그들이 자진해서 점심시간을 줄이기도 한다. 시정부는 기아측의 철도물류가 필요하다는 말에 공장까지 철길을 깔아주기로 했다. (중략)

    그리고,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를 비롯해 100여개의 하청업체도 이곳으로 옮겨오는 현상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이처럼 친기업적인 기업 환경 때문에 우리나라의 기업은 그 쪽으로 나갈 수밖에 없고 서방 기업도 한국을 외면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친 기업 환경 조성은 우리나라도 얼든지 할 수 있는 일인데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이에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작년에 미국 알라바마 현대자동차 조립공장을 견학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일하는 미국 노동자들은 모두가 행복해 보였으며 견학을 인도하는 분도 노사 간의 불만 없이 차질 없는 생산에 만족한다고 하면서 “Hyundai, Number One!”라고 말하는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알라바마와 옌청 공장의 노동자들이 땀방울을 흘리며 작업을 하고 있는 그 시간, 한국의 노동자들은 특근거부, 부분파업, 심지어 직장폐쇄 등을 벌리고 있어 이들의 이기적인 생각이 달라지기 전에는 우리의 생산 경쟁력은 약회되고 일자리는 점 점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대통령도 잘 선택해야 되지만 우리의 일자리를 우리 땅에서 지킬 수 있게 하여 실업을 줄이고 모든 사람들의 일자리가 보장되는 진정한 복지국가가 되기를 바라야 합니다. 이기주의는 망국(亡國)의 근원(根源)입니다.

    로버트 김(robertkim04@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