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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차’ 포드가 신이 났다. 27개월 만에 월 매출 500대를 넘기 시작해서다.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대표이사 정재희, 이하 포드)는 지난 7월 514대를 판매, 2010년 4월 이후 27개월 만에 월 판매고 500대를 돌파했다고 8월 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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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측은 지난 7월 매출에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1.2%, 전월 대비 10.8% 상승한 수치다. 여기다 전통적으로 7월이 차량 판매 비수기에 속한다는 점, 최근 뚜렷한 신차가 출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상당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판매 상승세는 지난 5월부터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포드 측은 수입차 업계에서 지난 3개월 연속 판매고가 상승한 곳은 포드와 혼다, 볼보뿐이라고 자랑했다.
포드 측의 분석에 따르면 7월 판매고의 일등 공신은 글로벌 준중형 모델 ‘포커스’다. ‘포커스’는 WRC 랠리카로도 유명한 유럽 포드의 대표작이다. 포커스는 지난 7월에만 156대가 팔렸다.
포드는 한미 FTA의 효과와 새로 출시한 대형 SUV 익스플로러, ‘미국 그랜저’ 토러스, ‘미국 쏘나타’ 퓨전, 링컨 MKS 등의 고른 선전으로 올해 7월까지 누적 판매고도 2011년 같은 기간보다 28.0% 상승한 2,791대를 기록했다며 기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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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희 포드 코리아 대표는 최근의 판매 성장이 ‘제2의 미국차 시대 도래’를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시장에 처음 진출했던 90년 대 수입차 업계 1위를 차지했던 포드가 권토중래(捲土重來)를 준비하고 있다. (지금의 판매고는) 단순한 판매 신장을 넘어, 새로운 포드(New Ford)의 품질향상과 브랜드 가치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올-뉴 퓨전과 올-뉴 이스케이프 등 뛰어난 품질의 신차들을 출시해 더 많은 소비자들의 호응으로 2012년 포드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변곡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포드는 지난 5월 부산모터쇼에 최대 규모의 부스를 설치하여 다양한 신차를 선보였다. 7월부터 10명의 소비자들을 뽑아 유럽과 미국을 돌며 차량 체험을 하도록 하고 이를 TV광고로 내보내는 ‘서울 투 소울’ 캠페인을 시작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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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른 수입차 브랜드들의 공격 마케팅도 만만치 않다. ‘왕년의 1위’였던 도요타는 차 값을 대폭 할인판매하기 시작했고, 폭스바겐, 벤츠, 아우디, BMW 등 독일 주요 브랜드들은 20~30대도 사용할 수 있는 저리의 유예할부 프로그램이나 사고 시 신차교환 프로그램, 각종 체험 캠프 등을 통해 고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국내 브랜드 중 쉐보레, 르노삼성, 쌍용차 또한 수입차의 시장 점유율 상승을 억누르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일부 브랜드는 블랙박스나 네비게이션을 달아주는 게 ‘기본’일 정도로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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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업체와의 치열한 경쟁만큼이나 포드의 성장을 가로 막는 건 ‘미국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입견이다. 서걱서걱한 승차감, 대충 만든 것 같은 마감과 인테리어, 감성 품질, 여전히 나쁜 연비, 한국 고객에게 다가서지 않는 마케팅 활동 등으로 대변된다. 최근 상당히 좋아졌다고 하지만 10년이 넘은 선입견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포드가 20년 만에 ‘권토중래’ 해 ‘수입차 시장 평정’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해답은 그들 스스로의 ‘태도와 행동’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