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삼성 계열사 합병, [후계 구도] 다지나?

삼성그룹이 최근 일주일 사이에
두 건의 계열사 간 사업 조정에 들어가자
[후계자 구도]를 위한 작업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하게 나돌고 있다.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의 패션사업 인수를
결정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삼성SDS>가 <삼성SNS>를 합병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을
늘렸다는 소식까지 더해져
삼성 계열사 간에 조정이 그 어느 때보다
긴박하게 이뤄지고 있다. 

◆ 삼성SDS, 삼성SNS 합병의 수혜자는 이재용 부회장

27일 삼성SDS는 공시를 통해 삼성SNS의 합병을 알렸다. 

지난 23일 있었던 삼성에버랜드의 제일모직
인수 때와 마찬가지로 갑작스럽게 밝혀진 것이다.

이번 합병으로 가장 영향력이 커진 인물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현재 삼성SDS의 지분은
삼성전자(21.87%),
삼성물산(18.29%),
삼성전기(8.44%)외에
이재용 부회장이 8.81%,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부사장이 각각 4.18%씩을 가지고 있다.

삼성SDS가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SNS를 합병함으로써,
이 부회장은 SDS의 지분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에 이어
삼성SDS의 3대 주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삼성 SDS의 합병으로
회사 덩치가 커지는 것은 물론이고,
이재용 부회장의 영향력도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 삼성에버랜드로 모인 3남매

앞서 진행됐던 <삼성에버랜드>와 <제일모직>의 합병도
삼성 그룹의 후계 구도와 연결시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삼성가 장남인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이서진> 두 딸들이
공동으로 회사를 꾸려가게 된다는데 힘이 실리고 있다.

올 연말에 있을 인사이동에서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삼성에버랜드로 옮겨 패션사업을 담당하게 되며
역할 변화 없이 소속만 바뀌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에버랜드 경영전략 담당을 겸임하고 있기에,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삼성에버랜드>에서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삼남매가
공동으로 그룹을 끌고 가는 그림이 그려질 전망이다.

현재 삼성에버랜드는
이 부회장이 지분 25.10%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이며,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부사장이
각각 8.37%의 지분을 동등하게 갖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부진 사장에 이어 이서현 부사장까지
에버랜드에 포진시킨 상황에 대해,
두 딸들에게 장남인 이재용 부회장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긴 것이라는 의견도 상당하다.

나중에 삼성에버랜드를 기업분할을 해
3남매에게 특화된 부분을 물려준다는 관측도 있다.

◆ 삼성 측은 “사업영역 조정일 뿐”

후계구도가 긴박하게 논의되는 시점에서
삼성은 계열사 합병이 사업영역 조정일 뿐이라고 답했다. 
사업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설명이다.

삼성그룹 차원에서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삼성SDS와 삼성SNS의 합병으로
삼성SDS가 삼성SNS의 모든 지위를 승계하게 된다.

삼성SDS 관계자는 이번 합병으로 국내 중심의 사업구조를
해외 시장 중심으로 재편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삼성SDS는 삼성SNS의 통신망 기술을 이용해,
중동이나 중국 시장에서 교육·의료·공항 등
대규모 복합 단지에 정보기술(IT) 솔루션을 구축,
스마트타운 관련 사업 추진을 해나갈 계획이다.

한편 삼성 그룹 안에서는 현재 건설계열사 합병설 등도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어
향후 삼성그룹의 계열사 추가 조정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해 열린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왼쪽부터),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