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레저 중심의 무리한 지배구조 재편],[레미콘 사업 확장][동양시멘트의 잘못된 우회상장],[무리한 사업양수도 등 구조조정 과정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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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위기는 수년 전 이미 예견된 것”]

     

    <동양그룹>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이미 [공중분해]된 그룹 때문만도 아니다.
    회생의 가능성에 대한 얘기도 아니다.
    진퇴양난은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현재 검찰의 칼날은 현재현 회장 일가를 정조준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 회장 일가는 왜 동양그룹을 최악의 상황까지 몰고 갔을까?

     

  • ▲ 15일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이사가 200자 원고지 61매에 달하는 장문의 글을 회사 홈페이지에 올렸다. 사진은 동양네트웍스 홈페이지 캡쳐
    ▲ 15일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이사가 200자 원고지 61매에 달하는 장문의 글을 회사 홈페이지에 올렸다. 사진은 동양네트웍스 홈페이지 캡쳐

     
    동양 사태를 야기한 핵심 인물로 지목받은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는
    지난 15일 동양네트웍스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사태는 수년 전부터
    유사한 위기를 겪을 때마다 예고됐다.”

    자신에 대해 불거진 의혹들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금번사태는
    수 년 전부터 유사한 위기를 겪을 때마다 예고되었습니다.

    아마 그룹의 모든 자금담당자들은
    이미 수년전부터 각오가 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오히려 지금이 더 편안할 것입니다.
    수년 동안 정말 피를 말리는 하루하루를 넘겨온걸 지켜봤습니다.
    수년간 거의 매달 부도를 염려하고 있었습니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10여년전부터
    기형적인 지배구조와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한 무리한 대출,
    그리고 빠르게 변하는 금융제도에 따른 부적응 등
    구조조정의 시행착오가 보입니다.
    특히 그 당시 금융지주회사를 꿈꾸던 금융계열사와
    사양산업이라 천대받던 제조계열사들의
    보이지 않는 힘싸움 역시 오늘날의 사태에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 동양네트웍스 홈페이지에 김철 대표가 올린 편지 中

     


    그리고 16일 김 대표의 측근은

    “동양그룹이 벼랑 끝에 몰릴 수밖에 없었던 [5대 악재]가 있다.
    [동양레저 중심의 무리한 지배구조 재편],
    [레미콘 사업 확장],
    [동양시멘트의 잘못된 우회상장],
    [무리한 사업양수도 등 구조조정 과정의 실패] 등에서 비롯됐다.”

    고 폭로하며 항변에 나섰다.

     

    동양그룹을 좌초시킨 진짜 악재는 무엇일까?
    김 대표 측근의 주장에 따라 하나씩 살펴보자.

     

  • ▲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는 세간에 알려진게 많지 않다. 사진 왼쪽이 김철 대표
    ▲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는 세간에 알려진게 많지 않다. 사진 왼쪽이 김철 대표

     

     

    [동양레저 중심의 무리한 지배구조 재편과 동양생명의 황당한 골프장 매입]


    동양그룹 좌초의 첫 단추는
    사업규모가 미약한 <동양레저>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재편하려 한 것에 있다.

     

    이야기는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4년 당시
    지배구조 재편은 <전략기획본부>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기획본부는
    안성 <파인크리크> 골프장과 삼척 <파인밸리>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던
    자본금 10억원의 동양레저를 대상으로 삼았다.

     

    동양레저는
    현재현 회장이 8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아들 현승담 씨가 나머지 2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전략기획본부의 공모로 인해
    동양레저는 2004년 3월 안성 파인크리크 골프장을
    계열사인 <동양생명>에 1,533억원에 매각한다.

     

    이 자금으로 동양레저는
    2004년 5월 <동양종금>(현 동양증권) 주식 약 400만주를 매수해 최대주주가 된다.

     

    2005년 5월에는
    삼척 파인밸리 골프장을 똑같이 동양생명에 약 600억원에 매각한다.

     

    이 자금을 활용해
    2005년 6월 동양레저는
    <동양메이저>(현 (주)동양)의 유상증자에 참여, 최대주주가 된다.

     

    이로써 동양레저는
    단시간에 동양종금과 동양메이저를 계열사로 둔
    그룹 지배적 구조의 상위에 놓이게 된다.
    문제는 여기서 발단이 됐다.

     

    골프장 부지를 매각한 동양레저는
    골프장 운영 경험이 없는 동양생명으로부터 골프장을 임대해 운영한다.

     

    임대운영의 대가로는
    동양생명에 매년 매각 금액의 약 7.5% 수준의 임대료(약 160억원)를 지급했다.

     

    당시 이 금액은
    동양레저의 사업규모로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었음에도 계약은 계속 유지됐다.

     

    이후 동양레저는
    감당 불가능한 임대료를 내기 위해
    주식담보대출 및 CP발행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금융위기 및 건설산업 경기 하락에 따른
    동양증권과 동양메이저의 주식가지 하락으로
    CP발행을 통한 차입이 수천억원대로 증가하게 됐으며
    계속적인 차입과 급격한 이자비용의 증가로
    스스로 자본잠식에 빠지는 우를 범하기에 이른다.

     

     

     

  • ▲ 2007년 동양메이저의 원주레미콘 공장 준공식 모습. 동양메이저는 2005년 28개에 불과하던 레미콘 공장을 2008년까지 47개로 확대한다.
    ▲ 2007년 동양메이저의 원주레미콘 공장 준공식 모습. 동양메이저는 2005년 28개에 불과하던 레미콘 공장을 2008년까지 47개로 확대한다.

     [동양메이저(현 (주)동양)의 엉성한 사업 확장에 따른 레미콘 사업 실패]


    2005년부터 동양레저 산하 동양메이저(현 (주)동양)는
    건설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주력사업이자 적자사업이었던 레미콘사업을
    오히려 더욱 확대하는 것으로 사업방향으로 선회한다.

     

    이 사업을 기획한 것 역시 전략기획본부다.

     

    [2020프로젝트]로 명명된 이 작품에 따라
    2005년 동양메이저는 28개에 불과하던 레미콘 공장을
    2008년까지 47개로 확대한다.

     

    당시 동양메이저는
    레미콘 공장의 인수와 개발에
    약 5,000억원의 재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리한 사업 확장에 우려를 표하던 임직원에게
    경영진은 [임직원께 드리는 글]을 통해

    “미래에 대한 확신이 있기에 레미콘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건설경기가 되살아나면
    우리가 철저히 준비해 온 전략이 빛을 발할 것”

    이라며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동양메이저 레미콘사업은
    2006년부터 계속적인 영업이익 적자
    재정에 부담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2008년 9월말에는 부채비율이 310%에 달할 정도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다.

     

    특히 건설경기의 장기적인 불황으로
    건설경기의 개선을 기대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룹차원의 재무악화를 초래하기에 이른다.

     

    이에 동양메이저는
    2012년과 2013년에 걸쳐 재무개선을 위해
    28개 레미콘 공장을 제외한 19개의 레미콘 공장을
    투자금액의 1/5(약 1,145억원)에 해당하는 헐값에 개별 매각한다.

     

    이로써 불확실한 사업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로 인해
    동양그룹의 재무악화가 가중되는 2번째 우를 범하기에 이른다.

     

     

     

  • ▲ 1일 동양시멘트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가운데 강원 삼척시 동양길 본사 건물에 정적이 흐르고 있다.
    ▲ 1일 동양시멘트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가운데 강원 삼척시 동양길 본사 건물에 정적이 흐르고 있다.

    [동양시멘트의 비뚤어진 우회상장으로 재무적 부담 가중]


    동양레저의 무리한 지배구조 재편과
    동양메이저(현 (주)동양)의 엉성한 사업 확장으로 흔들거리던 동양그룹은
    2008년에 동양시멘트의 상장으로
    그룹의 부족한 재원을 조달할 계획을 세운다.

     

    특히 지속적인 건설경기 부진으로
    대규모 부채를 가진 동양시멘트의 IPO(기업공개)가 불가능한 것을 인지한 동양그룹은
    발빠르게 코스닥 상장사인 <골든오일>을 통해 [우회상장]을 계획한다.

     

    이 작품 역시 전략기획본부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동양메이저는
    골든오일의 전환사채(CB)를 1,400억원에 인수하기에 이른다.

     

    또한 재무적 투자자인 <리더스 사모펀드>(PEF)를 통해
    골든오일에 1,600억원, 동양시멘트에 1,229억원을 출자하게 만든다.

     

    아울러 리더스 PEF는
    동양시멘트 주식을 전환우선주로 1,000억원에 인수한다.

     

    작전에 따라 동양시멘트와 골든오일 합병에 성공한 동양메이저는
    합병에 참여한 리더스 PEF에게
    동양시멘트의 주가가 일정수준 이상에 이르지 못하면
    10%의 이자를 붙여 상환하도록 하는 계약을 체결해 준다.

     

    계약 체결 이후
    역시나 건설경기 악화로 동양시멘트 주가 방어에 실패한 동양메이저는
    2011년 3월 콜옵션을 시행해
    리더스 PEF가 보유한 동양시멘트 보통주 4,601만3,008주를
    3,273억원에 인수하며 또다시 자본잠식에 빠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회상장의 대상이었던 골든오일의 해외 유전개발사업마저
    기대했던 사업성과를 창출하지 못하며
    오히려 지속적인 투자로 인해 동양시멘트는 재무적인 부담까지 떠안게 된다.

     

    2013년 4월 동양시멘트는
    물적분할 형태로 기존 에너지사업부문(골든자원개발)을 분할하는
    임시방편의 수단을 택하게 된다.

     

    이로써 우회상장의 수단이 된 사모펀드 옵션계약에 따른 손실과
    미확인 사업부실 대상회사의 인수로
    동양메이저의 재무적 손실은 [3중고]를 겪게 된다.

     

     

     

  • ▲ 9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동양채권자 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정부의 피해 보상 대책 발표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9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동양채권자 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정부의 피해 보상 대책 발표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주)동양의 무리한 사업양수도로 인한 재무적 악화]


    2012년과 2013년 (주)동양은
    재무개선의 일환으로
    동양매직, 레미콘 사업, 한일합섬, 파일사업부 등의 외부 매각을 통해
    유동자금 확보를 추진한다.

     

    우선 (주)동양은 동양매직 매각을 위해
    2013년 2월 동양매직을 물적분할하면서
    기존 동양매직의 사업이었던 플랜트사업부를 (주)동양에 남겨두고
    파일사업부를 1,200억원에 자회사인 동양시멘트에 매각한다.

     

    레미콘 사업을 주도한 동양건설사업부는
    전국 14개의 부실현장을 장기간 정리하지 못하면서 곤경에 처한 동시에
    증권사에 매각한 한남동 빌라 역시 10년째 정체됨으로써
    유동자금 확보에 실패한다.

     

    한일합섬의 경우
    핵심사업을 제외한 부실자산인수로
    장기적으로 (주)동양에 타격을 주었으며
    결국 헐값에 자산을 매각 중이지만 성과가 없고
    사업 실적 또한 미비해 유동자금으로 전환되지 못한다.

     

    파일사업부는
    외부 잠재매수자로서 국내 사모펀드(PEF)인 <보고펀드>와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인수 적격예비후보(숏리스트)로 선정돼 거래가 진행되기도 했으나
    동양시멘트에 빼앗긴 꼴이 됐다.

     

    당시 거래예상가격은 1,200~1,5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1,200억원에 파일사업부를 인수한 동양시멘트는
    이를 위해 400억원을 출자해 자회사인 동양파일(주)을 설립했으나
    인수를 위한 무리한 출자 및 유상증자로 재무 악화를 초래한다.

     

    이처럼 (주)동양은
    시기적으로 외부매각을 통한 자금유입이 선행조건임에도 불구하고
    내부 간 사업거래로
    또다시 재무적 악화를 초래하는 황당한 경영을 일삼아 위기를 자초한다.

     

     

     

  • ▲ 동양그룹의 사기성 회사채·기업어음(CP) 발행 및 법정관리 신청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의 수사관들이 15일 오후 서울 중구 동양그룹 본사에서 압수수색한 물품을 차량에 옮겨 싣고 있다.
    ▲ 동양그룹의 사기성 회사채·기업어음(CP) 발행 및 법정관리 신청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의 수사관들이 15일 오후 서울 중구 동양그룹 본사에서 압수수색한 물품을 차량에 옮겨 싣고 있다.

     [동양그룹의 운명은?]

     

    김철 대표 측근은 [5대 악재]가 있다고 했지만
    네 가지만 말하고 마지막 하나는 말하지 않았다.

     

    지금 언급하기는 시기가 적절치 않고
    영향력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 모든 정책을 만들고 운영한 분들이
    아마 [보이지 않는 손]이거나 구조조정의 실세들일 것입니다.

    지배구조를 기획통제하고 자금을 옮겨놓는 주체가
    그룹의 구조조정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동양생명을 매각하거나 동양시멘트를 우회상장하고 다시 물적분할 하거나
    그룹의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는 복잡하고 어려운,
    말 그대로 동양그룹의 구조조정업무에
    저 같은 그저 [장사꾼]이 절대로 개입할 수가 없습니다.

     

      - 동양네트웍스 홈페이지에 김철 대표가 올린 편지 中


    이번 국정감사는
    오는 17일 <금융위원회> 감사를 시작으로
    이른바 [동양 국감]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이혜경 부회장,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
    김철 대표 등이 이미 증인으로 채택돼 있다.

     

    과연 국정감사를 통해
    김철 대표가 말한 5대 악재 중 마지막 하나는 무엇인지,
    구조조정의 실세들인 [보이지 않는 손]은 누구인지,
    김철 대표는 실세가 아닌 [장사꾼]인지
    여부가
    드러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참고] 동양레저 연도별 사업실적

    구분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비고

    2007

    19,163

    -13,381

    -1,570

    2008

    24,528

    -14,427

    -38,906

    2009

    27,235

    -12,925

    -11,621

    2010

    26,989

    -13,294

    -43,824

    2011

    27,403

    -12,487

    -68,950

    2012

    39,044

    -9,640

    -154,497

    (단위 : 백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