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회 갈등 지혜롭게 봉합...우투증권 인수로 실력도 인정계속된 IT 사고로 잃은 고객 신뢰 회복 이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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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금융]과 [KB금융]이<우리투자증권>을 놓고치열한 인수전을 벌인 결과승리의 여신은 농협금융의 손을 들었다.농협금융으로서는 이번 승리로[대박]이 터진 모양새다.<우리금융>의 해체가 임박하면서 생긴[4대금융]의 빈자리를농협금융이 꿰찰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신한]·[KB]·[하나]금융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는[신(新) 4대금융]의 판도를 이끌어 낸<임종룡> NH농협금융 회장.그가 어떻게 금융 판도를 바꿨으며,앞으로 어떻게 달려나갈지<뉴데일리>가 짚어봤다.◆ 제갈량이 와도 안 돼?임종룡은 해냈다!출범 3년차를 맞이하는 <농협금융>은최근 8개월 간커다란 변화의 중심에 서 왔다.<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변화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인사와 리스크관리 등근본적인 체질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금융권의 평가다.금융권에서 [은근히 무시] 당하던 옛 모습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것이다.불과 8개월 전의 모습과 비교하면그야말로 [상전벽해]다.농협금융은 지난해 5월 혼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바 있다.신동규 전 회장은 <농협중앙회>와의 갈등 때문에자진 사퇴하며 이같이 말했다.“농협금융은 제갈량을 데려와도 안 될 것이다”하지만 임종룡 회장은농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이후, 신 전 회장도 임 회장에 대해선“제갈공명 같은 후배”라고 평가했다.농협금융은관리·감독은 물론주요 경영 사항에 대해대주주인 <농협중앙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특수성을 지니고 있다.신 전 회장의 사퇴 이후또다시 외부 출신 회장으로 농협금융에 입성했던임 회장에 대해금융권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하지만 임 회장은농협중앙회와의 거리를노련하게 좁혀나갔다.취임 직후부터 우투증권 인수 의지를 표명했던 임 회장은농협중앙회의 대의원인 조합장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직접 설득하는 열의를 보였다.결국 지난해 8월 열린 농협중앙회 이사회에서는대의원들이 만장일치로“우투증권 인수를 전폭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전임 회장은
연간 4,500억원 규모의 브랜드 사용료를
중앙회 측에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에
여러 차례 불만을 제기했다.
하지만 임종룡 회장은
이로 인해 촉발될 수 있는 논란도사전에 막았다.“(브랜드 사용료는)농협중앙회 경제 사업을 위한 수익 채널로서농협금융이 반드시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다”-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임 회장이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성공하며실력을 검증받자최원병 회장을 비롯,농협중앙회 내부에서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최 회장은올 초 시무식 직후계열사 대표이사들이 모인 자리에서이례적으로 임 회장을 칭찬한 것으로 알려졌다.“임 회장과 나는하나부터 백까지 손발이 척척 맞는다”-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중앙회와의 갈등으로 자진 사퇴한신동규 전 회장,이사회와의 갈등으로 [ING생명] 인수에 실패한어윤대 전 KB금융 회장 등주주들과의 마찰이 발목을 잡은다른 경영인들과는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제는 [시너지]와 [신뢰회복]!임종룡 회장이 2014년 강조한 두 가지 키워드는[시너지]와 [신뢰 회복]이다.[시너지]를 위해농협금융은[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오는 6월부터 매월 정기적으로 고객현황을 분석해금융지주 차원의 통합 마케팅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또,<농협은행>과 [NH증권]의[NH하나로가족고객] 제도(우수고객 우대)를<농협생명>·<손보>로확대 적용한다.영업에 있어서도[범농협 연계영업]을 적극 추진한다.예금 이자를 통해 얻는 이익 외에도농협은행의 수익을 다각화하기 위해농협생명·손보 상품을 은행 창구에서 판매하는[방카슈랑스]에 힘을 싣는공동영업과 교차거래도 활성화한다.이 밖에중앙회 제안시스템을 활용해시너지 아이디어를 상시적으로 공모하고워크숍·간담회를 열어전사적 시너지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농협금융인상에 [시너지 부문]을 신설하고시너지 유공 임직원에 대한금융지주회장 표창 등포상도 확대해직원들에게 동기부여도 제공한다.단, 이같은 시너지 사업이[일감 몰아주기]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공정거래 준수방안을 만들어 추진하기로 했다.[시너지]와 함께임종룡 회장이 강조한 단어는[신뢰 회복]이다.임 회장은최근 신년사를 통해[신뢰도 제고]를 강조한 바 있다.“농협금융에 대한 신뢰도를 제고해 나가야 한다.우리는 몇 번의 IT사고로공신력 실추를 경험했다.특히,금년부터 IT업무를 농협금융이 직접 담당하게 돼그 책임은 더욱 막중하게 됐다.확고한 IT시스템을 구축해고객에게 신뢰받는 금융회사를 만들어 가야 한다.또,내부통제를 강화해금융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금융소비자보호 및 사회적약자에 대한 지원강화,지역사회 공헌활동 확대 등으로 고객신뢰를 쌓아가며국민에게 사랑받는 <농협금융>을 만들어 가야 한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여전한 숙제[제갈량] 임 회장의 등장으로크게 떠오르기 시작한 농협 금융.[시너지]와 [신뢰 회복] 외에농협 금융의 숙제를 굳이 하나 더 뽑자면[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들 수 있다.농협금융은 은행 외에도 여러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만,이들 계열사의 존재감은은행과 비교하면아직 미미하다는 것이 금융권의 평가다.임종룡 회장도신년사를 통해 이처럼 말했다.“성공적인 M&A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고,건전한 재무상태에서다시 사업규모의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이를 성공시킨다면농협금융은다시 금융권 선두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우리투자증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긴 했지만마냥 안심하고 있을 상황도 아니다.우리금융 측이“세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우투증권 매각을 백지화하겠다”고 나선 상태기 때문이다.우투증권 덕분에 급부상한 농협금융으로서는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를 사수해야 할 상황이다.중앙회와의 갈등을 지혜롭게 봉합하고우투증권 인수전에 선방해 그 실력을 인정받은떠오르는 금융 황제 임종룡 회장이2014년에도 성공적인 경영을 이끌어 내다시 한 번 [제갈량]과 견주어질 수 있을지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