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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로 지난 2013년 남성복과 여성복 업계는 소비 양극화와 맞물려 뜨고 지는 현상이 심화됐다. 남성복 시장의 주춤함 속에서 비즈니스 캐주얼 시장은 홀로 호황을 누렸고 여성복은 글로벌 SPA 브랜드 강세로 불황의 늪을 지나 새로운 해답을 찾는 시기였다.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올해 남성복과 여성복은 어떤 경향을 보일까.
2014년은 모든 국민의 눈이 집중되는 각종 스포츠 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2월 소치올림픽을 시작으로 6월에는 브라질월드컵, 9월에는 인천아시안게임까지 스포츠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영향에서 일까? 남성복은 스포츠웨어의 기능성이 강조된 캐주얼화, 여성복은 활동성이 강조된 스포티브한 의상이 주목을 끌 것이라 예상된다.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을 기준으로 한 2014년 봄 시즌 트렌드를 살펴봤다.
2014년 봄 여름 시즌에는 스포츠 웨어 등 캐주얼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남성복의 캐주얼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수트와 스니커즈, 블레이저와 폴로셔츠 라운드 티셔츠 등의 조합으로 기존의 틀을 허물고 과감히 조합하는 아메리칸 캐주얼 트렌드가 엿보인다. -
계절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시즌리스 아이템이 새롭게 부상하고, 포멀과 캐주얼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비즈니스 캐주얼의 인기가 지속될 것이다. 이와 함께 스마트 기능들의 접목 등 다양한 시도가 엿보인다. 남성복 갤럭시는 신축성이 좋은 스트레치 소재 등을 활용해 슬림한 실루엣을 살리는 동시에 착용감이 편한 수트재킷을 선보였다. 극 세번수로 제직한 초경량의 소재와 부자재를 활용해 청량감을 더했고, 안주머니에 전자파를 차단하는 기능을 가미해 부자재를 사용하는 한편, 이어폰 홀 등 기능적인 디테일에 신경 썼다.
로가디스 컬렉션은 급변하는 기후변화를 대비한 시원한 소재 뿐 아니라 탈취 및 얼룩방지 등의 소재를 사용한 상품을 대거 출시했다. 로가디스 컬렉션 이하나 디자인 실장은 “수트는 실루엣이 중시되면서 소재의 편안함과 기능성이 더욱 강조될 것” 이라며 “스트레치, 발수 소재 등 기능성 소재의 연구개발로 패션의 스마트한 진화를 경험할 것” 이라고 전했다.
여성복 역시 스포츠, 아웃도어 등 라이프스타일 트렌드가 생활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일상 생활 속에서도 활동적인 느낌을 주는 럭셔리 스포츠룩(Sportive Luxe) 이 계속 주목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랙앤본(Rag&Bone) 2014년 봄∙여름 뉴욕컬렉션에서는 테니스 의상에서 영감을 받은 의상들이 대거 등장했다. 그 중에서도 목 부분이 깊에 파여진 테니스 클럽 스웨터는 몸을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크로스 바디백과 플랫폼 슈즈가 더해져 스포티하면서도 세련된 여성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실용적인 의상의 인기로 팬츠와 상의 앞판 부분이 연결된 오버롤 팬츠와 큰 후드 장식이 스포티한 느낌을 주는 아노락 점퍼도 다양하게 제안될 것으로 보인다. 오버롤 팬츠는90년대처럼 내 몸 보다 큰 헐렁한 디자인이 아닌, 발목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슬림한 디자인을 선택하여 여성스러운 느낌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구호(KUHO)의 아노락 점퍼와 블랙팬츠를 함께 매치하면 활동적인 직장인 여성의 멋을 한껏 부각시킬 수 있다.
한편 여성복에서는 편안하고 실용적인 스포츠웨어와 함께 파스텔 컬러∙시폰 소재 등을 활용한 여성스러운 의상이 유행할 전망이다. 삼성패션연구소 노영주 연구원은 “성격이 다른 패션이 동시에 유행하는 것은 다양한 정보력과 분명한 기호를 가지고 점차 스마트해지는 소비자들이 편안함과 실용성을 추구하면서도 자신의 여성성과 개성을 표현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