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2000여명 늘었지만 채용난 심화연봉은 대폭 인상불구 종합병원 선호 뚜렷
간호인력 수급문제 “국민 간병비 증가 부담 직결”


국내 간호사들의 '종합병원 선호·이직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다다르자, 중소병원이 간호사 채용난에 허덕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6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에 따르면 올해 간호사 국가시험에서 96.1%의 간호 수험생이 합격해 예년보다 2000여명 많은 1만5000여명 이상의 간호사가 배출됐다. 

간호사는 지난 2010년 1만1857명, 2011년 1만2519명, 2012년 1만2840명, 2013년 1만3065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그러나 중소병원들의 표정은 간호사 배출이 늘어나는 것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채용공고를 내고도 관심을 보이는 간호사들도 적을뿐더러 각종 병원의 복지 혜택을 제시해도 이에 대해 입맛을 다시는 인력이 많지 않고 심지어 있던 간호사들 조차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병원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아 상급 종합병원 등으로 이직하는 성향이 높다. 때문에 병원의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며, “간호사를 많이 배출해도 제도적 뒷받침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이 같은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정부는 급증하는 병상수를 조절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간호사 채용시 병원에 인센티브 부여 등 제도적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며, “특히 간호계는 병원내 탄력근무제도를 활성화하고 야간근무 등의 업무를 반영한 합당한 수당 지급, 합리적인 위험 수당 등을 별도로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의 한 네트워크 H병원장은 “요즘 의사보다 간호사 채용이 더 어려운 실정이다”며, “의사는 채용공고를 내면 관심이라도 보이는데 간호사는 전화 문의조차 뜸하다. 때문에 면접을 치를 때도 큰 하자가 없으면 채용하는 추세”라고 하소연 했다.

그는 이어 “요즘에는 신규 간호사 채용할 때 연봉 책정도 너무 부담되는 부분이다. 약 5년전에는 간호사 신입 연봉이 2400만~2700만원이었으나 최근에는 수준이 급격히 올라 3200만~3500만원선을 육박하고 있다”며, “이제 연봉을 더 올리는 건 힘들고 기숙사 시설 등 직원 복지를 어필하는 방법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간호사 배출이 늘었음에도 중소병원이 이들 채용에 곤혹을 겪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병원만 고집했던 간호사들이 최근에는 업무 강도가 덜하면서도 연봉이 더 높은 곳으로의 진출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정부기관을 포함해 국내 초중고 보건위생 교육분야 및 컨설팅 분야로 활동 반경을 다양하게 넓히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중소병원협회 한 관계자는 "신규 간호사가 아무리 늘어난다고 해도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분위기 등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거나 정부의 제도적 대안이 없다면 무의미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중소병원의 간호인력 부족사태는 국민의 간병 비용 증가로도 직결되기 때문에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병원이 담당해야 할 간병 의무를 환자 본인이나 가족이 떠맡아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되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 2013년 통계에 따르면 국내 간호사 1명의 담당 입원 환자는 15~20명, 일본 7명, 미국 5명보다 3배 이상이며 OECD 최다 수준이다. 특히 간호사가 매 시간 돌봐야 하는 ‘급성장 병상’ 1개당 간호사 수는 0.28명에 불과해 OECD 평균인 1.13명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간병인 제도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과 대만에만 있는 것으로 안형식 고려대 의대 교수는 “국내 전체 입원 환자의 32.4%가 간병인을 쓰는데, 특히 거동 불편한 노인환자가 많은 요양병원의 간병인 고용률은 85% 이상이다. 매월 환자 1명당 간병비만 275만원이 들어가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문성이 떨어지는 사설 간병인 채용은 간호서비스 질을 악화시키며, 특히 간병인으로 인한 위생 악화로 2차 감염의 우려도 크다. 이는 모두 간호사 인력 부족으로 벌어진 현상”이라고 전했다.

황나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대한간호협회가 조사한 간호인력 실태에 따르면 200병상 이하 소규모 의료기관에서 간호사 이직률은 23.1%로, 전체 평균인 16.8%를 크게 웃돌았다”며, “간호인력 수급문제,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쏠림 현상을 해결해야 각 병원마다 불필요한 간병비 지출 역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