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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인도네시아와 11조원 상당의 통화스왑 계약을 맺었다.
한국은행은 김중수 총재와 아구스 마르토와르도조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총재가 6일 자카르타에서 통화스와프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두 나라 중앙은행은 10조7000억원(115조 루피아·약 100억달러) 한도로 상호 자금지원을 할 수 있게 됐다.
계약 유효기간은 3년이고, 만기가 돌아왔을 때 양측이 합의하면 연장할 수 있다.
두 나라 중앙은행은 지난해 10월 미국 워싱턴에서 만나 양국 간 교역촉진과 금융협력 강화를 위해 통화스왑을 맺기로 합의한 바 있다.
양국은 이번 통화스왑을 무역결제 용도로 사용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양국 교역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진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가운데 우리나라와 교역이 3번째로 많은 나라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의 대(對) 인도네시아 수출 비중은 2.1%(115억7000달러), 수입은 2.6%(131억9000만달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통화스왑을 체결하면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은 시기에도 무역대금을 자국 통화로 결제할 수 있어 역내 금융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2의 외환보유액'으로 불리는 통화스왑은 금융시장이 불안하거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상대국에서 외화를 융통해 시장 안정을 꾀할 목적으로 이용된다.
최근에는 계약을 맺은 두 나라가 무역대금 결제 등 일상적인 용도로 통화스와프 한도를 활용하기도 한다.
한은에 따르면 이날 현재 우리나라가 세계 각국과 맺은 통화스왑 계약규모는 약 1290억달러 수준이다.
평상시에 사용할 수 있는 양자간 통화스왑은 호주(45억달러), 중국(560억달러), 아랍에미리트(UAE)(54억달러), 말레이시아(47억달러) 등과 계약이 맺어져 있다.
우리나라는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이용할 수 있도록 중국·일본·ASEAN과 함께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에도 속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