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계 1위 토종 기업-외산가구 공룡 맞대결…품질경쟁으로 결판날듯
  • ▲ ⓒ이케아코리아 홈페이지 제공
    ▲ ⓒ이케아코리아 홈페이지 제공

     

    세계 최대 가구 유통업체 이케아와 국내 가구 업계 1위인 한샘이 올해 정면 승부를 겨룬다.

     

    이케아 진출에 한 발 앞서 한샘이 한샘 플래그샵 목동점을 오픈하며 내세운 카드는 '프리미엄 전략'이다. 이케아와 차별화되는 고급화 전략으로 이케아와 경쟁하겠다는 것.

     

    값싸고 실용적인 제품으로 대표되는 이케아와 한샘의 프리미엄 전략은 얼핏 보면 타깃층이 전혀 다른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세계적인 가구 공룡과 국내 업계 1위 가구 업체의 맞대결이라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케아와 한샘의 승부를 판가름 할 3가지 핵심을 짚어본다.


    △ DIY 가구, 한국에서 통할까

    이케아의 가장 큰 경쟁력이자 걸림돌로 꼽히는 것은 DIY(Do It Yourself. 가정용품의 제작·수리·장식을 직접 하는 것) 방식이다. DIY 가구는 소비자가 직접 배송과 조립, 설치를 해야하는 대신 시중 제품에 비해 30~50% 가량 저렴한 가격과 트렌디한 디자인이 강점이다.

    문제는 한국 가구 시장에서 DIY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10% 미만(업계 추정치)인데다 DIY 가구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또한 현재까지는 낮은 편이라는 것이다.

    지난 2000년대 초반 영국의 세계적인 유통전문그룹 킹피셔의 DIY 부문 자회사인 B&Q가 야심차게 한국에 진출했다가 쓴맛을 보고 철수했으며 이케아 또한 지난 1980년대 일본에 진출했다가 실패한 바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낯선 DIY 가구 개념을 현지 소비자들에게 적용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이케아는 이러한 갭을 줄이고자 전세계적으로 배송, 설치, 조립 서비스를 유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한국 시장에서도 오픈과 동시에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 이케아 가격 경쟁력

    이케아는 저렴한 가격으로 유명하다. 이케아는 "보다 많은 사람들을 위하여 멋진 디자인과 기능의 다양한 홈퍼니싱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경영철학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합리적이면서도 저렴한 가격이 최고의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국내 가구업계 또한 전과 달리 가격경쟁력이 있는 저렴한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고 다수의 온라인 가구 전문 업체와 이케아 병행수입 제품 사이에서 이케아가 차별성 있는 가격경쟁력을 제시할 수 있을지 또한 미지수다.

    한샘은 생산라인 자동화와 꾸준한 원가 절감을 통해 지난해 원가경쟁력을 7%대로 개선시키며 상당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까사미아는 온라인 전문 브랜드 '데일리까사미아'를 통해 DIY를 포함한 저렴한 가구들을 판매중이며 이번달 초부터 신세계몰에 입점해 유통 라인을 확대했다.

    국내 가구업체 관계자는 "한국 시장은 온라인 쇼핑이 워낙 활성화 돼 있어서 대기업을 비롯한 중소가구업체들이 이케아와 비슷한 가격대의 제품을 온라인용으로 선보이고 있고 판매도 잘 되는 편"이라면서 "거기다 국내 기업은 배송 전담 직원과 고객센터까지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이케아가 정말 싸게 팔지 않는한 까다로운 국내 고객의 마음을 잡는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이에 대해 이케아는 "이케아의 경영철학대로 한국에서도 합리적인 가격대로 책정할 것"이라면서 "광명점 오픈 전까지 가격 수준에 대한 논의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케아는 광명점 오픈과 동시에 이케아 홈페이지를 통한 제품 판매도 준비 중이다.


    △ 수명 긴 가구의 AS 문제

    가구는 수명이 긴 제품인만큼 판매만큼 중요한 것이 AS(사후 서비스)다. 특히 DIY의 경우 조립이나 설치, 부품 등도 AS의 범주에 들어가지만 가장 큰 문제는 가구를 옮길 때 발생한다.

    DIY 가구와 대형 가구를 옮길 때는 분해 후 재설치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현재 한샘, 리바트, 까사미아 등과 같은 대부분의 국내 가구업체들은 국내 각 지역마다 가구 전문 시공팀을 두고 고객 요청시 가구 운반과 재설치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케아는 현재 한국 내 고객상담 센터, 가구 전문 시공팀, 전담 배송팀에 대한 세부사항을 두고 고심 중이다.

    이케아 측은 "현재까지 확실하게 결정된 사항이 없어 밝히기는 곤란하지만 대부분이 이케아 해외시장과 비슷하게 운영될 것"이라며 "오는 12일 신사동 가로수길에 오픈하는 이케아 전시장 '헤이홈'을 통해 이케아 제품을 미리 만나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장벽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내 1인 가구가 전체 가구 중 약 24%를 차지하고 있고 젊은층을 중심으로 북유럽 인테리어·스칸디나비아풍 가구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으며 DIY 가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이케아의 국내 진출에 막강한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 가구업계 관계자는 "이케아가 젊은층에게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낼지는 모르지만 장기전으로 봤을때는 한샘의 제품경쟁력과 까다로운 한국고객에 맞춘 고객서비스를 따라가기 힘들다고 본다"면서 "한샘과 이케아의 승부는 국내 토종 가구와 외산 가구의 품질 경쟁으로 귀결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 ⓒ한샘 제공
    ▲ ⓒ한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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