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2월 직불카드 발급량 전년비 급증편리한 '타사 체크카드' 보다 불편한 '자사 직불카드' 우선 안내


  • #. 직장인 황모(34)씨는 얼마전 체크카드를 발급받기 위해 국민은행을 찾았다. 은행원에게 체크카드를 발급받고자 한다고 말하자 은행원이 '직불카드'를 안내해 줬다. 직불카드에 대해 생소한 황 모씨가 싫다는 반응을 보이자 그제서야 은행원은 삼성 체크카드를 안내해줬다.

    국민카드가 지난달 17일 영업정지 되면서 국민은행에서는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으로 '직불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10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1~2월 직불카드 발급량이 전년동기 대비 크게 늘어났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공개하기 어렵지만, 영업정지 여파로 체크카드 발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작년에 비해 올해 1~2월 직불카드 발급이 크게 늘어난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이 어쩔 수 없이 국민은행 계좌를 꼭 만들어야 한다면 체크카드 발급은 불가능하므로 직불카드를 만들면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올해 직불카드 발급이 늘어난 것은 국민은행 창구에서 체크카드를 찾는 고객에게 이와 유사한 '직불카드'를 먼저 권한 것이 일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직불카드의 경우 체크카드와 같이 입출금 기능은 있지만, 제휴된 가맹점에서만 결제 가능해 오히려 이용이 불편하다. 또 신용·체크카드 전체 가맹점 약 200만 곳 중 직불카드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은 4만 곳 수준으로 이 중 국민은행 직불카드과 제휴돼 있는 가맹점은 불과 11곳 밖에 안 된다.

     

    가맹점은 신세계·현대·그랜드·AK 백화점, 이마트에브리데이, 하나로마트, 씨유, 교보문고, 롯데마트, 롯데VIC마트, ABC 마트 등이다.

    또 은행 공동망이 가동되는 시간에만 사용할 수 있으며 결제 승인 시 곧바로 돈이 나가기 때문에 전표가 매입되고 난 후 거래를 취소할 땐 돈이 되돌아오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등 결제수단으로 사용하기엔 불편한 점이 많다.

    따라서 국민카드가 진정으로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면 제휴돼 있는 신한·삼성·현대카드의 체크카드를 발급해 줘야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삼성체크카드의 경우 국민은행에서 즉시 발급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전업계카드사의 체크카드의 경우 은행에서 팔아줘야 하는데 은행에서 타사 상품을 적극적으로 팔아주진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