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디젤 스포츠세단, 핸들링 연비 돋보여

  •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가 변했다.'

    그동안 독일차의 강세속에서도 일본 고급차의 정체성을 힘겹게 지탱해온 '인피니티'가 디젤 시장을 겨냥해 또 한번 과감한 변신을 꾀했다.

    재작년 일본 브랜드로는 국내에 첫 디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FX30d 출시이후, 2년만에 인피니티가 전격 선보인 디젤 스포츠세단 Q50이 주인공. 유럽차가 지니는 강력한 퍼포먼스에 일본차의 정숙성과 승차감을 살린 인피니티 브랜드의 첫 디젤 세단이다. 

    'Q' 명명체계 전략 발표 후 첫 신차로 인피니티 역사에 새로운 획을 긋는 혁신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인피니티가 세계 자동차시장에서도 유럽차가 버티고 있는 배기량 2000㏄급 이상의 다젤 세단에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과감하다'는 기대치가 두드러진다.

    국내에서는 이미 월 판매목표를 뛰어넘으며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 11일 인천 송도일대에서 인피니티 Q50 2.2d를 정밀 시승해봤다.   

    ▲ 명물허전(名不虛傳) "디자인은 역작"

    2007년 기자가 찾은 도쿄 중심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가와가나현 아쓰기 닛산자동차의 심장인 디자인센터 입구에는 이런 문구가 써있다. “모든 것은 하나의 선에서 시작한다(It all starts with a single line).” 닛산의 디자인 모토다.

    그 모토와 가장 근접해 있는 모델이 역작 인피니티이다. 고성능에다 디자인까지 파격적인 모델이란 인식을 송두리째 심어버린 모델이다.

    Q50 2.2d 역시 기존 G시리즈의 DNA가 살아 있는 인상적인 형상이다. 유려한 차체라인은 한결 스포티하고 날렵하게 다듬어졌다. 유난히 안정적이고 다이내믹하게 느껴지는 엉덩이는 스포츠 쿠페의 역동성을 느낄수 있다. 

    실내는 좀더 심플하고 시인성을 높였다. 센터페시아 정중앙의 터치스크린, 알루미늄과 단풍나무 재질의 고급 트림으로 마감해 안락한 공간을 연출했다. 특히 센터 콘솔 기어박스 등은 전작에 비해 업그레이드된 모델임을 유난히 강조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대시보드를 비롯해 각종 스위치 하나하나까지 여전히 시각과 촉감이 우수해 무엇을 보든 만지든 운전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 ▲ "핸들링 가속력 연비" 탁월한 3박자

    시승한 Q50 2.2d 모델은 직분사 4기통 터보 디젤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40.8kg.m(1,600~2,800rpm)의 힘을 확보했다. 

    시동을 걸어보면 디젤 모델다운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가 유난히 귀에 친숙하다. 듣기에 따라서는 리드미컬한 사운드 같은 느낌도 든다.

    비교적 낮은 회전수인 2000rpm 부근에서 최대토크가 나오기 때문에 시내운전에서는 가장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다. 출발 페달 반응은 가솔린 대비 더딘 편이지만, 1725kg이라는 차체중량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치고 나가는 맛은 살아있다. 여기에 일본차의 장점인 정숙성과 승차감을 더했다.

    수동기능을 제공하는 7단 트랜스미션과 엔진의 조합으로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보여준다. 고속에서도 안정된 핸들링은 역시 인피니티의 강점이다. 독일차의 퍼포먼스를 위협할 정도다. 영종도의 좌우로 연속되는 커브 길을 돌아나갈 때 운전자의 마음대로 곡선을 그려준다.

    특히 공인연비는 기존 인피니티가 ℓ당 10㎞ 미만이었던 데 반해, 이번 디젤 모델은 연료 효율을 크게 개선한 15.1km/ℓ의 경제성까지 확보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브레이크의 성능도 차의 무게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충분하다.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Q50의 잠재력을 좀 더 사용하려면 출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인피니티 관계자가 "경쟁모델은 BMW"라는 공언은 빈말이 아니다.
     


  • ▲ 유럽차 넘는 첨단사양, 가격은 파격

    Q50에는 미래형 첨단 기술이 대거 탑재돼 눈길을 사로잡는다. 

    인피니티의 신기술 '다이렉트 어댑티브 스티어링'이 우선 눈에 띈다.  스티어링 휠과 타이어 사이의 기계적 연결 대신 전기적 동력을 사용해 반응이 즉각적이고 움직임이 정확하며, 차체 진동을 줄여 부드러운 승차감을 지원해줬다.  
     
    '전방 추돌 예측 경고 시스템(PFCW)'은 인피니티가 세계 처음으로 선보인 안전 기술이다. 이 시스템은 바로 앞 차량은 물론 그 앞 차량까지 상대적인 속도와 거리를 감지하고 계산하는 기술로, 운전자의 인지를 높여 사고 위험을 대폭 낮출 수 있다.

    또 카메라를 통해 차량이 차선 내 중앙으로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게 돕는 '액티브 레인 컨트롤', '차선이탈방지 시스템' 등 첨단 안전 기술을 갖췄다.
     
    이 외에도, 최대 4명(인텔리전트 키당 2명)까지 맞춤식 주행 환경을 제공하는 '라이프 온 보드 시스템', 외부 소음을 완벽히 제어해주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14개 스피커 '보스차세대 스튜디오 온 휠 오디오 시스템' 등 감성 품질을 대폭 높였다.
     
    파격적인 판매 가격도 인기 배경이다. 인피니티는 Q50 출시가격을 재도약의 기회로 삼기 위해 유럽시장 대비 최대한 공격적으로 책정했다. 2.2d 프리미엄 모델 4,350 만원(VAT포함)과 익스클루시브 모델 4,890만원(VAT포함)이다. 경쟁모델의 유럽가격은 모두 5,000만원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