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그룹 부회장 승진 유력…박삼구 회장 영향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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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69) 회장이 올해 회사 워크아웃 졸업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금호타이어 박세창 부사장(39)에 대한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 작업이 진행될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이 연내 경영 정상화에 맞춰 박세창 부사장을 금호타이어 사장 겸 금호그룹 부회장으로 발탁, 승진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연말 주요 계열사 사장단 및 임원진 등의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예고하고 있다. 

    박 회장은 올 초 위기 뒤에 더욱 강해진 그룹 68년 역사를 언급하며 올해 워크아웃을 졸업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냈다.

    업계 안팎에서는 박 회장이 올해 워크아웃 졸업에 가속도를 내는 이유가 그룹의 3대 핵심계열사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 등을 하루빨리 정상궤도에 올려 올 연말 박 부사장에게 물려주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는 시각이다.

    박 회장은 2009년 불거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가고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자율협약을 맺으면서 2010년 초 주력 계열사의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박 회장은 2010년 금호타이어의 공동 대표이사로 재선임 된 데 이어 지난해 11월 지주사인 금호산업 등기이사로 복귀했다. 이후 박 회장은 금호산업의 모든 업무를 손수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내부적으로 봉합됐던 각종 사건들을 처리해 아들인 박세창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고 경영권을 넘기기 위한 사전 포석이란 지적이다.

    박 회장은 오는 27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변이 없는 한 아시아나항공의 사내이사 겸 대표이사로 선임될 것으로 보이며, 금호아시아나그룹 주력 기업들의 경영권과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박세창 부사장이 작년 연말 기점, 금호그룹 부회장으로 승진 예정이었지만 워크아웃 중에 내부적으로 '잔치'를 하는 것이 채권단에게 안 좋게 비칠 것 같아 보류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작년 말 임원 인사를 최소로 단행한 또다른 이유는 워크아웃 기간이기도 하지만 박세창 부사장에게 그룹 경영권을 올해 승계할 경우를 대비한 포석도 깔려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012년까지만 해도 주요 결정 사항이나 인사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던 박세창 부사장이 작년 연말 이뤄진 그룹 승진 인사에서는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은 그동안 현장 및 영업 부분만을 맡아서 일을 했다. 그러나 올해는 금호타이어 경영 전반의 업무를 총괄, 3세 경영의 폭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그룹 홍보실 관계자는 이와관련 "회사의 인사 사안은 아직 전혀 확정된 바 없으며 다각적인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깊이 검토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