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한도 OECD 32개 국가 중 가장 낮아
일부선 "대폭적인 상향 조정"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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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라면세점

     

    정부가 18년만에 휴대품 면세한도 인상을 검토키로 한 가운데, 국내 면세점을 이용하는 내국인은 평균 530달러 어치 쇼핑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A면세점은 시내 면세점을 기준으로 지난해 내국인의 1인당 평균 구매액이 530달러로 집계됐다고 31일 밝혔다. 1인당 평균 면세점 구매액은 지난 2011년 563달러에서 2012년 532달러로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불황과 환율 변동의 영향으로 보인다.

    현행 해외 여행객의 휴대품 면세 한도가 400달러이고, 이와는 별도로 술 1병(400달러 1ℓ이하)과 담배 1보루, 향수 한병까지 면세 혜택을 받는 점을 고려하면 해외 여행객들이 이 한도에 맞춰 구매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면세 한도가 너무 낮아 한도를 초과해 물품을 구입한 뒤 짐에 몰래 숨겨 들어오다 적발되거나 아예 해외 면세점을 이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실제로 관세청이 지난 2012년 66만7000건의 여행객 휴대품 조사 결과 43.6%인 29만1000 건에서 면세 한도 초과로 적발됐다.

    결혼 후 해외로 여행을 가는 신혼부부의 경우 800달러 이상 면세 쇼핑을 한다는 점도 현행 면세한도가 현실에 맞지 않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A면세점 웨딩 고객의 평균 구매액은 2012년 887달러, 지난해는 817달러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면세한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2개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대폭적인 상향 조정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단순히 해외의 사례를 준용해 면세 한도를 조정하는 것 보다는 그동안의 국민소득 상승분, 물가 인상분, 해외여행 수요 등 우리의 현실을 고려해 기준을 세우고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면세업계 입장에서는 한도를 많이 올릴수록 좋지만 과도한 인상은 적잖은 폐해를 낳을 수 있다"며 "우리 현실에 맞는 기준을 정하고 사회적인 합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본인을 위한 물품 이외에 가족이나 친지의 선물을 한꺼번에 구매하는 허니문 여행객의 쇼핑 욕구를 충족시키려면 적어도 1천달러 선까지는 한도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