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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0여년간 폐쇄적 에너지 정책을 추진해 왔던 미국이 오는 2020년 세계 최대의 LPG(액화석유가스) 수출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31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IHS에 따르면 "미국이 카타르, 아랍에미레이트를 제치고 오는 2020년께 세계 최대의 LPG 수출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IHS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 내 프로판, 부탄 등 LPG가스 공급량은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량 증가와 맞물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자국내 프로판과 부탄의 시장 수요는 공급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결국 셰일가스 출현으로 미국에서 LPG시장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와 달리 해외 시장 상황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미국의 LPG 수출은 대부분 라틴 아메리카로 이뤄지고 있지만, 최근 들어 아시아 시장의 LPG수요가 점차 증가하면서 새로운 수출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LPG가 난방과 요리(주방용)를 위한 연료뿐만 아니라, 최근 석유화학 공장의 주요 원료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시장의 LPG 수요가 급부상하고 있다.
IHS의 척 칼 이사는 "최근 중국 내 프로판을 주 원료로 하는 PDH(Propane Dehydrogenation. 프로필렌 제조) 공장이 늘면서, 아시아 시장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파나마 운하 확장 또한 아시아 시장으로의 LPG 수출을 용이하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미국의 대형 석유유통업체인 필립스66의 짐 웹스터 미드스트림(운송·저장·유통) 분야 총괄은 "미국의 천연가스(프로판과 에탄올로 이뤄진 액체가스) 생산량이 얼마나 증가할지는 확실치 않다"면서도 "그러나 미국 내에서 처리해야할 방대한 양의 천연가스가 있다는 사실만은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기껏해야 미국 내 천연가스 수요는 현상유지 수준일 것이며, 대부분의 미국 지역에서 천연가스 수요는 감소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등 사실상 수출 증가 전망에 힘을 실었다.
필립스66은 현재 해외 LPG 수출 확대를 위해 30억 달러(한화 약 3조 2000억원)를 들여 미 텍사스 주 브라조리아 카운티 부근에 LPG 수출 터미널과 같은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필립스66 외에도 타가 리소시즈 파트너스(Targa Resources Partners), 수노코 앤 엔터프라이즈 프로덕트 파트너스(Sunoco and Enterprise Products Partners) 등의 업체 역시 LPG 수출 확대를 위한 방안을 강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 석유업체들은 아시아 이외에도 북서유럽 시장을 눈여겨 보고 있다. 북서유럽 지역의 LPG 공급원이었던 북해의 생산이 최근 점차 줄고 있는 등 수입량 증가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