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맨이라서 괴롭혀" 불만 표출… 하나금융 vs 금융당국 갈등 2라운드로
  • ▲ 금감원의 김종준 하나은행장 퇴진 압박에 대해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 연합뉴스
    ▲ 금감원의 김종준 하나은행장 퇴진 압박에 대해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김종준 하나은행장의 즉각 퇴진을 압박하는 데 대해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김 전 회장은 "금감원이 그렇게 할 일 없는 조직인가"등의 발언을 통해 강한 불쾌감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김 전 회장의 반발로, 하나금융과 금감원의 갈등 양상은 2라운드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김승유 전 회장은 "금감원이 나를 어떻게 징계하든 관계없다. 그러나 김종준 행장에게까지 중징계를 내리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금감원이 하나캐피탈의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 참여라는 동일 사안을 두고 반복적으로 검사한 것과 관련, "민간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자(CEO)에게 대놓고 퇴진을 압박하는 데 뭔가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금감원이 한 건을 갖고 세 차례나 검사한 적이 있었나"며 "그게 금감원의 관행인지 되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자신을 겨냥해 망신주려는 목적으로 검사를 거듭 실시했고, 결과적으로 김 행장이 이번 사안에 엮여 들어갔다는 주장이다.

김 전 회장은 "금감원이 그렇게 한가한 조직인가. 지금껏 이런 예를 본 적이 없다"며 "한 사람을 상대로 이렇게 할 만큼 한가한지 잘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감원은 지난 2011년 하나캐피탈이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에 145억원을 투자, 60여억원의 손실을 냈다는 이유로 김 행장에 대해서만 지난해 9월 경징계를 의결하려 했다.

그러나 금융위원회가 이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하자 금감원은 두 차례 검사를 추가로 벌여 지난 17일 김 행장의 징계 수준을 문책경고 상당의 중징계로 높여 연임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김 전 회장에 대해선 주의적 경고 상당의 경징계를 내렸다.

김 전 회장은 김 행장의 잔여 임기 완주를 지지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의 징계에 불복하는 듯한 김 행장의 결정에는 김 전 회장의 의지가 작용했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편, 김종준 행장은 금감원의 퇴진 압박과 관련한 질문에 "지금은 뭐라 말씀드릴 상황이 아니니 이해해달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