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는 소비 감소이전 참사는 영향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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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세월호 참사 여파가 내수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NewDaily
    ▲ 세월호 참사 여파가 내수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NewDaily

     

    세월호 참사 여파가 내수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수침체가 길어질 경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하향조정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24일 발표한 1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0.3%로 지난해 4분기(0.6%)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25일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는 108로 세달째 같은 수치를 유지했다. 한은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가 반영됐다면 지수가 더욱 낮아졌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문갑 한은 통계조사팀 차장은 "소비자동향조사가 11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됐는데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16일 이후 답변 비중은 10% 미만이다"며 "사고 이후 초기에는 구조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 세월호 여파가 확대될 것을 예상하지 못해 소비심리에 바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사실상 떨어진 셈이다.

    ◇ 소비감소 눈에 띄네

    세월호 참사로 비통에 빠진 국민들은 소비 지출을 줄이고 있다.유통업계와 카드사의 매출이 눈에 띄게 감소하며 내수 시장이 위축된 상황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8~20일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6% 줄어들었다. 현대백화점 역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던 지난 16부터 쇼핑객이 감소하면서 16~20일 동안 매출이 1.2%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사고가 일어난 16일부터 5일동안 0.6% 소폭 신장하는 데 그쳤다

    소비지출을 바로 알 수 있는 카드사의 경우 지난주에 비해 국민카드 9.5%, 현대카드 7.5%, 신한카드 4.4%씩 카드 이용액이 줄었다.

    기업들도 흥미위주의 이벤트나 광고 등 애도분위기를 해치는 마케팅활동을 전면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등 자제하고 있다. 특급호텔 연회장 등에 잡혀 있는 기업체나 공공기관의 행사도 줄줄이 취소됐다.

    황금연휴를 비롯해 5월 가정의 달 특수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 이전 참사는 영향 미미

    성수대교·삼풍백화점 붕괴, 대구 지하철 화재 등 역대 참사 때의 월간, 연간 지표를 보면 대형사고의 경제적 영향은 크지 않았다.

    삼풍백화점 붕괴(1995년 6월 29일) 전후의 소매판매액 지수(계절조정 기준)는  5월 51.8에서 6월 53.1, 7월 54.3으로 상승세를 지속했다.

    1995년 3분기 민간소비 증가율도 전기 대비 1.2%로 같은 해 1분기(4.3%)나 2분기(2.0%)보다 낮았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 보면 3분기 증가율이 11.1%로 1979년 1분기 이후 최고치였다.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2003년 2월 18일)이 있던 2003년 1분기 민간소비는 전년 4분기보다 0.8%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1.5% 증가했다.

    양모승 통계청 사무관은 "과거 참사 때의 지표를 보면 큰 추세 변화는 없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세월호 참사로 위축된 내수 경기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종수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미국 911테러 등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사고 발생 시점에서 멀어질수록 그 영향력은 점차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애널리스트는 "수출이 선진국 수요 증가에 힘입어 회복되고 있다"며 "지난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당시처럼 수출 회복에 힘입어 경기 회복이 지속되는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재원 건국대 교수도 "소비나 투자에 큰 영향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골프장, 백화점 등 소비는 단기간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성장률 조정해야 할수도…국정 운영 불확실성 리스크도

    부진한 소비 회복에 세월호 참사의 충격이 가세하면서  민간소비나 성장률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민간소비의 증가세가 추가 둔화하면서 상반기 성장률이 한국은행의 전망치(3.9%)에 못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홍원 총리의 사임으로 전면 개각설이 부각되면서 국정 운영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경제부처는 극도로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통상적입 업무는 돌아가지만 정책구상, 협의 등 절차는 상당히 조심스럽게 진행하거나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다.

    오정근 학회장은 "개각을 하면 정부 정책 결정이 늦어지고 컨트롤타워 부재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7일 "세월호 참사 이후 소비심리가 둔화하는 징후가 나타나 경제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국가적인 애도 분위기를 볼 때 당분간 정책 대응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