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5월 23일~25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서 공연
  • ▲ 강화자 베세토오페라단 단장 ⓒ뉴데일리경제
    ▲ 강화자 베세토오페라단 단장 ⓒ뉴데일리경제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 데릴라가 삼손을 유혹할 때 부르는 이 유명한 아리아는 누구라도 한 번 들으면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아름다운 곡이죠. 삼손을 무너뜨리기 위해 부르는 데릴라의 노래가 이토록 아름답다니 정말 아이러니죠. 하지만 그게 바로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만의 매력 아닐까요?"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의 리허설이 한창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연습실에서 20일 강화자 베세토오페라단 단장을 만났다.


    이번 오페라의 예술 총 감독을 맡은 강화자 단장은 연기자와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무용단, 스태프 등 약 150여명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연습실에서 누구보다 분주하게 움직였다. 성악가들의 노래와 연기는 물론, 합창단과 무용단 한 명 한 명의 동선과 작은 움직임까지도 직접 확인하는 꼼꼼함에서 이번 오페라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동시게 묻어났다.


  • ▲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리허설 현장에서 강화자 베세토오페라단 단장과 바리톤 미구엘란젤로 카발칸티 ⓒ뉴데일리경제
    ▲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리허설 현장에서 강화자 베세토오페라단 단장과 바리톤 미구엘란젤로 카발칸티 ⓒ뉴데일리경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오페라 연출가이자 세계적인 메조 소프라노로 활동했던 강 단장에게 '삼손과 데릴라'는 특별한 작품이다.


    "유명한 메조 소프라노 셜리 버렛과 테너 존 비커스의 '삼손과 데릴라' 공연을 보고 완전히 매료돼 '데릴라 역을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정말 기적처럼 1년 후 뉴욕 리릭 오페라단에서 데릴라 역 제의가 들어왔어요. 보통 오페라 연습 기간이 6개월 이상인데 1달 밖에 안남았다는 말에 고민은 됐지만 너무 하고 싶어 '무조건 하겠다'고 답하고 죽을만큼 연습해 정말 1달 뒤 데릴라 역으로 무대에 섰습니다. 그게 1976년이에요. 그때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던 강 단장을 국내로 돌아오게 만든 것도 '삼손과 데릴라'였다.


    "한창 미국에서 메조 소프라노로 활동하고 있던 1980년도에 '국립오페라단'에서 '데릴라' 역 제의가 들어왔어요. 그 공연을 계기로 한국으로 귀국해 활동하게 됐어요. 그만큼 '삼손과 데릴라'는 저와 특별한 인연이 많은 작품입니다."


    강 단장은'삼손과 데릴라'의 모든 가사를 지금까지도 다 외우고 있다. 리허설 내내 강 단장은 또 한 명의 데릴라로 분해 극 속에 몰입했다.


    강 단장은 지난 2011년 '삼손과 오페라'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특히 현존하는 최고의 '삼손'으로 불리는 세계적 테너 호세 쿠라를 주역으로 세우는 등 국내에서도 차원높은 오페라를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보였다.


    올해 새로운 모습으로 무대에 오를 베세토오페라단의 '삼손과 데릴라'는 한층 더 높은 완성도를 보여줄 예정이다.


    "오페라는 음악과 텍스트를 바꿀 수 없지만 연출가와 성악가, 합창단, 무용단, 오케스트라 등 모두 이전 공연과 다른 만큼 색다른 '삼손과 오페라'를 기대해도 좋습니다. 최고의 실력파들이 모여 들려주는 '삼손과 오페라' 무대에 관객 여러분의 마음이 활짝 열리기를 기대합니다."


    제5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기간에 선보이는 베세토오페라단의 '삼손과 데릴라'는 체코 프라하 스테트니 오페라 극장과 자매결연 10주년을 기념해 펼쳐진다. 이탈리아의 엔리코 카스티리오네가 연출을, 프라하 스테트니의 상임 지휘자인 지리 미쿠라가 지휘를 맡는다.


  • ▲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에서 삼손 역을 맡은 테너 이헌과 소프라노 갈리아 이브라지모바 ⓒ뉴데일리경제
    ▲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에서 삼손 역을 맡은 테너 이헌과 소프라노 갈리아 이브라지모바 ⓒ뉴데일리경제


    삼손 역은 체코 대표 테너로 불리는 다리오 디 비에트리와 차세대 테너 이헌, 데릴라 역은 메조 소프라노 갈리아 이브라지모바, 사비나 빌렐트가 번갈아 출연한다.


    한편 강화자 단장은 '삼손과 데릴라' 공연 후에도 세계를 누비며 한국의 오페라를 널리 알릴 계획이다.


    "작년에 오페라 '투란도트'를 올렸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그 공연을 계기로 올해 푸치니페스티벌에 초청받아 국내 창작 오페라인 '춘향전'을 오페라의 본고장에서 공연하게 됐습니다. 작곡, 극본, 연출, 세트, 의상, 분장 등 우리의 것을 세계 오페라 팬들에게 직접 보여줄 수 있어 감회가 남다릅니다. 앞으로도 국내 오페라의 세계화를 위해 베세토오페라단이 앞장서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서 오페라 '춘향전'이 오르게 될 날이 올거라 믿습니다."


    베세토오페라단과 체코 프라하 스테트니 오페라 극장이 함께하는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는 오는 23일(금)부터 25일(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 ▲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의 지휘를 맡은 지리 마쿨라와 소리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뉴데일리경제
    ▲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의 지휘를 맡은 지리 마쿨라와 소리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뉴데일리경제


    티켓 1만~20만원. 문의(사)베세토오페라단